"초반 3개월이 성공여부 좌우" 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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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조치원 신병 훈련소에 입소하면서 나는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군대는 머리로 살아가는 학교나 사회와 달리 몸으로 살아야 하는 곳이기에 모든 환경이 낯설고 어려웠다. 그러나 몸으로 부딪힌 군대 생활을 통해 나는 오히려 합심(合心)과 초심(初心) 이라는 두 가지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체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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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일이 가능했던 것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힘든 상황 속에 나만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내 주위에는 나와 똑 같은 마음가짐으로 함께 힘든 일을 견디고 있는 동기들이 있었다. 사회에서 존재하던 경제적 지위, 학력 등 모든 차이가 사라지고 모두가 동등한 훈련병의 위치에서 함께 격려하고 부딪혀 나가니, 내가 처한 상황이 더 이상 두렵거나 어렵지 않았다. 그때 나는 ‘합심’의 힘을 깨달았다.
내가 경영하는 회사 스탭스에서 등산, 마라톤, 번지점프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에게 합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등산을 하다 보면 처음에는 가기 싫어하고, 오르다가 포기하려던 직원들도 결국엔 모두 정상에 오른다. 동료들과 함께 하니 오를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 깨달음은 자대 생활을 통해 얻게 됐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나는 통신병으로 배치됐다. 대전통신학교에서 14주간 무선통신교육을 받은 후 아산에 있는 부대로 파견됐다.
배치를 받은 곳에는 제대가 얼마 남지 않은 병장이 있었는데, 내가 자대 배치 신고를 하자 화가 난 듯 보였다. 이유를 알아보니, 제대가 얼마 안 남은 상황에서 후임자가 필요해 요청을 했는데 일등병인 내가 배치된 것이었다. 그 병장은 나를 혹독하게 훈련시켜 빠른 시간 내 후임자 역할을 맡겨야만 했다.
나는 그 후로 3개월간을 소위 ‘박스카’라고 하는 통신 장비차에서 먹고 자며 일을 배웠다. 나 스스로도 다른 대안이 없었기에 먹고 자는 시간을 절약하며 책을 읽고 몸으로 익히는 일을 반복했다. 처음엔 힘들었지만 금세 업무에 익숙해졌고 누구보다 업무를 잘 처리할 수 있게 됐다.
그렇게 힘든 시간이 지났고, 몇 개월 후 본부에서 박스카 총괄운영자가 필요하다며 나를 그 곳으로 재배치했다. 일등병이었지만 책임감 있고 일을 잘한다는 평을 받게 되어 배치된 것이었다. 그 이후로 나는 큰 어려움 없이 군대생활을 마칠 수 있었다. 그때 깨달은 것이 바로 “무슨 일이든 초심을 굳건히 잡고 진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처음 시작할 때 첫 3개월 혹은 초기 3년을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그 일의 성패가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기업이 3개월의 수습기간을 통해 신입사원을 평가하고, 입사 후 3년이 되면 포상이나 휴가 등을 주는 것도 같은 이유다. 어떤 초심을 가지고 얼마나 진력하는지가 일의 성패와 사람의 성공을 좌우하며, 그 후에야 더 나은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나의 경영철학은 ‘현재 하고 있는 일을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자’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말아야 하며, 극복의 대상은 남이 아닌 어제의 내 모습이라 생각한다. 즉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보다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합심’과 ‘초심’의 마음가짐이 필요한 데 이것이 내가 군생활을 통해 체득한 교훈이다.
박천웅 <스탭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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