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로 눈을 돌린 중국이 기업만 사들이는 것은 아니다. 중국의 평범한 ‘왕서방’들도 금, 다이아몬드, 명품 등은 물론 분유까지 싹쓸이하고 있다. 해외부동산도 단골 투자 종목이다.
금값이 지난 4월15일(현지시간) 하루 만에 9.4% 폭락하면서 장기 호황이 끝났다는 분석이 이어지는 와중에 중국인들은 오히려 금 사재기에 나섰다. 세계금협회(WGC)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금 소비량은 13% 줄었지만 중국의 금 소비량이 294.3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중국인들의 금 사재기 열풍이 금값의 추가 하락을 막는 저지선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지난 2월 춘제(春節·중국 설) 기간에는 해외여행에 나선 중국인들이 시계, 의상, 화장품 등 세계 명품 시장을 휘저었다. 세계사치품협회에 따르면 중국인들은 춘제에만 전 세계에서 85억달러(약 8조2000억원)의 사치품을 사들였다. 이는 지난해(72억달러)보다 13억달러 늘어난 수치로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고객이다.
해외 분유시장도 중국인들의 사재기에 들썩이고 있다. 중국에서 2008년 멜라닌 분유 파동 이후 자국산 분유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해외 여행 때 분유를 대량 구매하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 언론은 중국 노동절 연휴(4월29일~5월1일) 기간 중국인 관광객이 분유 구매 경쟁에 나서면서 품절 사태가 빚어졌다고 보도했다. 영국과 독일, 호주 등도 1인당 1회 분유 구입량을 2~4통으로 제한하기 시작했다.
부동산투자도 활발하다. 지난해 중국 투자자들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 금액은 38억9000만달러(약 4조3879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4% 급증했다. 2009년 중국 정부가 도입한 각종 부동산 규제를 피해 부호들이 해외 부동산에 눈을 돌리고 있어서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인이 소유한 제주 땅은 2010년 말 4만9000㎡에서 지난 3월 말 48만5000㎡로, 2년3개월 만에 10배 가까이 늘었다. 강원 평창 알펜시아 관광단지와 부산 해운대 관광리조트 등도 투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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