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열린 마음

입력 2013-06-02 17:42   수정 2013-06-03 00:15

정창선 중흥건설 회장 kyj4668@naver.com

자유 누리려 결혼 않겠다는 젊은이들 선배 세대 결혼관도 한번 생각했으면



나는 젊은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한다. 이는 직원들에 대한 관심 때문이기도 하고 빠르게 변하는 세상의 흐름에 적응하는 데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드러나는 요즘 세대의 자유분방한 사고방식은 내게 신선한 충격을 주곤 한다.

세월이 많이 흐른 만큼 우리 세대와 젊은 세대 사이에 많은 차이가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웃을 대하는 자세도 달라졌고, 일을 대하는 자세도 달라졌다. 어떤 면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어떤 면은 조금은 아쉬운 방향으로 달라진 그들의 모습은 이미 적지 않은 경험을 한 나에게도 보다 넓은 시야를 갖게 해준다.

얼마 전 직원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을 때였다. 같이 식사를 하던 직원들이 결혼 이야기를 하기에 요즘 세대는 결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겨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기혼 직원들의 웃음 섞인 한탄부터 미혼 직원들의 이상형에 대한 이야기까지 젊은 세대들의 쾌활한 이야기에 절로 웃음이 지어졌다.

그런데 직원들 중 몇몇은 결혼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때가 되면 누구나 당연히 결혼을 한다고 생각했던 우리 세대와는 참 많이 다른 점이었다. 이유를 물으니 주로 나오는 이야기가 ‘자유를 더 누리고 싶어서’였다. 결혼을 함으로써 자연히 따르는 책임이 누군가에게 부담일 수 있다는 것은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던 터라 대답을 듣곤 적잖이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조금 지나고 생각해보니 개성을 중요시하는 세대인 만큼, 그 안에서의 사고방식도 저마다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는 것이 이해가 됐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나는 ‘결혼’이라는 단어와 ‘필요성’이라는 단어를 연관지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나에게 결혼은 필요, 불필요의 문제가 아니라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보편적’인 것을 추구하는 우리 세대가 틀렸다는 것도, ‘개성’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가 옳다는 것도 아니다.

우리 세대는 우리 세대대로, 젊은 세대는 젊은 세대대로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다만 어느 한쪽에 치우쳐 있기보다는, 열린 마음으로 둘 사이의 적절한 ‘중용’을 추구한다면 더욱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창선 중흥건설 회장 kyj466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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