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해 12월 베트남에서 수입한 고추가 농약 기준치를 32배 넘어 부적합 통보를 받자 다른 고추로 다른 검사기관에서 적합 성적서를 받아 국내에 24t을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28회에 걸쳐 624t의 고추를 수입하며 8억6867만원의 수입가를 5억3450만원으로 신고해 9000여만원의 관세를 포탈한 혐의도 받고 있다.
수입 고추와 멜라민 식기는 유해성 문제 때문에 지난해 10월부터 전수검사를 받는 검사명령제도를 따르게 돼 있다. 다만 통관의 효율성을 위해 지정 검사기관에 검사를 받아 수입할 수 있다. 최씨는 1차 검사 결과가 부적합으로 나오자 다른 검사기관에서 검사를 받았다. 이때 1차 검사 때와는 다른 고추를 준비해 합격증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보세 창고에 있는 고추를 검사할 때는 수입업체와 검사기관 직원이 동행해 샘플을 갖고 오지만 검사기관 직원의 전문성이 떨어져 고추가 바뀐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통관대행업자인 김모씨는 식품 검사를 위해 세관장이 발급하는 검체반출허가서의 유효기간을 조작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수입업자가 검사기관을 선정하고 검사대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수입업자가 갑이 되고 검사기관이 을이 되는 기형적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며 “검사기관 사이 부적합 결과를 공유하지 않아 해당 고추에 문제가 있는지 알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검사기관도 이 범행에 가담했는지 수사를 계속하는 한편, 범죄수익을 환수할 방침이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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