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위대한 문학은 가장 작은 이야기라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제 소설이 훌륭하다는 말은 아니지만 ‘고령화가족’도 구질구질하고 못난 가족의 고만고만한 삶에 대한 글이에요.”
3일 오전 7시30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 연단. 이곳에 ‘고령화가족’ ‘고래’ 등을 쓴 소설가 천명관 씨(사진)가 올라와 입을 열었다. “제가 유일하게 존경하는 사람은 남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그런 분들이에요. 크고 거대한 무언가를 위한 희생이 아니에요. 친구 어려울 때 돈도 좀 꿔주고…. 한국인 대부분은 성공한 사람을 존경합니다. 결코 좋은 사회라고 할 수는 없어요.”
청중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강연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위원장 신학용)와 한국출판인회의 주최로 열린 ‘책 읽는 국회의원 모임-저자와의 만남’ 첫 행사였다. 국민적 독서문화 조성에 국회가 앞장서기 위해 만들어진 모임으로 사회를 맡은 최재천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여야 의원 13명과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나승일 교육부 차관, 황창화 국회도서관장, 임원선 국립중앙도서관장, 변창구 서울대 교육부총장 등이 참석했다. 책 읽는 국회의원 모임은 앞으로 2주에 한 번씩 조찬모임으로 저자 초청 강연과 토론을 할 계획이다.
천씨는 “문학의 위기는 1960~70년대부터 나온 이야기”라며 “하지만 지금 문제는 위상이 아니라 정말 책이 팔리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큰 이유로 ‘환경의 변화’를 꼽았다. 책을 대체할 수 있는 영화, 인터넷 등 즐길 거리가 다양해졌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누구나 글을 쓸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책을 통해 당대의 가장 ‘똑똑한 사람’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글을 쓸 줄 아는 지식인이 넘쳐나는 시대란 설명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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