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3일 오전 11시50분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1000%를 넘어섰다. 값비싼 항공기를 들여오기 위해 회사채를 대거 발행한데다 분할 신설되는 한진그룹 지주회사에 ‘부채는 적게, 자본은 많이’ 넘겨준 탓이다. 대한항공은 과도하게 늘어난 부채비율을 떨어뜨리기 위해 영구채 발행에 나섰지만 성사 여부는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올 1분기 말 부채총계와 자본총계는 각각 19조108억원과 1조6900억원으로, 부채비율이 1124.54%(연결기준 1034.76%)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분기 또는 연간 기준 1000%를 넘어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항공의 작년 말 부채비율은 770%였다.
값비싼 항공기를 리스 형태로 도입하는 항공업 특성을 고려해도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지나치게 높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아시아나항공(1분기 기준 557.54%)은 대한항공의 절반 수준이다. 사업구조가 비슷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부채비율도 각각 775.09%와 855.69%로 대한항공보다는 낮다.
업계에선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치솟은 이유로 △공격적인 항공기 도입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환산손실 확대 △실적 악화(1분기 3066억원 순손실) 등을 꼽고 있다.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을 설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대한항공에서 한진칼로 이전되는 자산 7567억원 중 부채는 2878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4689억원은 자본이다. 덕분에 한진칼은 부채비율 61%의 우량기업으로 출발하지만, 자본을 많이 떼어 준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분할 전 915.68%에서 1124.54%로 뛰게 됐다.
대한항공은 부채비율을 관리하기 위해 이달 중순 2000억~3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신종자본증권은 부채의 일종이지만 만기가 정해져 있지 않은 특성 때문에 자본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앞서 영구채 발행에 성공한 두산인프라코어와 달리 은행 보증이 없다는 게 약점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일반 회사채 신용등급이 ‘A0’인 점을 감안하면 영구채는 ‘A-’나 ‘BBB+’가 될 것”이라며 “기관들이 이 정도 등급의 영구채를 은행 보증 없이 투자할지 확신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2009년 말 채권단과 맺은 ‘재무구조 개선 약정’ 졸업도 물건너 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한진그룹 측에 연말까지 부채비율을 500%대로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영구채 발행에 성공해도 재무구조 개선 약정 졸업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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