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포럼] 또 다른 금융위기가 다가온다

입력 2013-06-04 17:10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


글로벌 금융시장이 뒤숭숭하다. 양적완화와 제로금리를 내세운 미국 일본의 무차별 돈 풀기로 양국 증시가 급등하고 경기도 호전되는가 싶더니 벌써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린다. 첫 이상 징후는 지난달 23일 일본에서 시작됐다. 도쿄 증시가 하루에만 7.32%나 빠진 것이다. 아베 신조 총리 취임 후 5개월간 쉬지 않고 무려 55%나 오르던 참이었다. 일본 증시는 이후 10일 새 15% 이상 떨어졌다.

심상치 않은 움직임은 국채시장에서도 포착된다. 미국을 필두로 각국 국채가격이 급락(금리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지난달 0.46%포인트나 올랐다. 상승폭으로는 2010년 12월 이후 2년6개월 만의 최대다. 그 영향으로 글로벌 국채시장에는 투매현상까지 발생해 일본 독일 한국 등 각국 국채 가격이 동반 하락세다.

양적완화 축소, 재앙될 수도

금융시장 요동의 진앙지는 미국 중앙은행(Fed)이다. 일본 증시 급락 하루 전인 지난달 22일 벤 버냉키 Fed 의장은 몇 달 내 양적완화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양적완화 출구전략’에 대한 언급이 일본 증시와 글로벌 국채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사실 돈을 풀어 경제를 살린다는 양적완화는 그 발상부터가 비정상적이다. 실물경제 성장 없이 돈의 힘으로 반짝 부양된 경기는 불가피하게 버블을 만들고 결과적으로 더 큰 후유증을 남기게 마련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미국 일본 증시 및 국채시장 과열은 바로 그런 전형적인 버블과 다름이 없다. 그렇게 만들어진 거품이 버냉키의 발언을 계기로 이제 막 꺼지기 시작하는 것일 수도 있다.

특히 우려되는 부분은 ‘돈의 힘으로’ 오르고 있는 미국 주가다. 다우존스 나스닥 양대 지수 모두 지난해 11월 저점 대비 20% 넘게 올랐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지난 2일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축소가 임박했는데도 시장참가자들은 양적완화의 마법에 빠져 있다”고 경고한 것도 다분히 미국 증시를 겨냥한 것이다. 불안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미국 증시가 어느 날 급락세로 돌아선다면 걷잡을 수 없는 충격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할 수도 있다. 영국의 유명 경제학자인 존 케이 런던대 교수가 “양적완화가 만들어낸 버블은 불가피하게 터질 것이고 그런 점에서 또 다른 금융위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버블 붕괴는 시간문제

역사는 반복된다. 금융버블은 더욱 그렇다. 2000년대 초 정보기술(IT) 버블과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버블 붕괴를 겪었던 세계는 지금 양적완화가 만들어 낸 또 다른 버블 붕괴를 목전에 두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선진국들의 출구전략은 주가 하락과 금리 상승, 그리고 급격한 자금 유출로 이어지며 한국과 같은 소규모 개방 신흥국들에는 또다시 큰 시련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한국은행이 엊그제 주최한 글로벌 유동성 콘퍼런스에서 장 피에르 랑도 전 프랑스 중앙은행 부총재를 비롯 상당수 참가자들이 출구전략이 국제금융시장에 미칠 파괴적 영향력에 대해 우려한 것을 간과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지금 우리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취약하다. 2년 연속 2%대 저성장이 불가피해 보이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를 뺀 상장사들의 지난해 순익은 무려 33%나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출구전략발(發) 금융위기라도 몰아닥치면 결과는 상상 이상일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이런 심각성을 얼마나 인식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밖에서는 핵폭풍이 몰려오고 있는데 우리는 안에서 경제민주화라는 이름 아래 한가하게 제 살 뜯기 경쟁이나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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