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심 실레빅(28)은 미국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워싱턴대에서 유전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학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친구들과 함께 지역 벤처기업에 과학 자문을 제공하는 학내 컨설팅 회사를 설립했다. 하지만 창업에 대한 열정과 경험에도 불구하고 그는 졸업 후 창업에는 나서지 않을 생각이다. 대신 컨설팅 회사나 사모펀드 같은 안정적인 직장을 선택하기로 했다. 실레빅은 “창업은 바다 깊숙한 곳으로 뛰어드는 것과 같다”며 “개인적으로 나는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을 세계 1위의 경제 대국으로 만든 원동력인 ‘아메리칸 드림을 향한 도전 정신’이 사라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실레빅과 같은 전도유망한 젊은이들은 창업이나 이직을 꺼리고, 기업들은 투자와 고용 대신 현금만 쌓아놓고 있다는 것. 새로 창업하는 벤처회사에 투자하는 투자자도 줄고 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데다 대기업들이 경제 각 영역에서 지배적인 사업자로 성장하면서 경제의 역동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기업가 정신의 감소는 숫자로도 나타난다. 1982년에는 미국 전체 기업 중 절반 이상이 최근 5년 내에 생겨난 신생 기업이었지만 2011년에는 그 비중이 약 30%대로 줄었다. 같은 기간 신생 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 비율도 20% 이상에서 11%로 하락했다. 벤처투자자들이 신생 기업에 투자하는 비중도 1994년 20%에서 2012년에는 2~3%로 줄어들었다.
미국 경제 역동성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였던 고용 시장의 유연성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직장을 옮기지 않은 근로자 비율이 1996년 46%에서 지난해 53%로 늘어났다. 더 좋은 직장을 찾아 자발적으로 이직하는 근로자 비율은 2006년 25.2%에서 2009년 16.1%로 줄었다.
경제 역동성이 떨어지며 경기침체에서 회복되는 속도도 느려졌다. 일자리가 기대보다 빠르게 늘어나지 않고 있는 이유다. 일자리가 부족한 데다 의료 비용은 갈수록 급증하면서 현재에 안주하려는 미국인이 많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존 홀티웬거 메릴랜드대 교수는 “과거 미국은 많은 기업이 빠르게 생겼다가 사라지고 근로자들이 유연하게 이동하는 역동성 때문에 성공했다”며 “이 같은 미국만의 매력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비관적인 소식”이라고 말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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