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신형 카렌스, 한층 세련된 디자인…업그레이드 된 주행 성능 첨단 장치 있는데…연비·소음 아쉽네

입력 2013-06-07 17:08   수정 2013-06-09 09:00

전예진 기자의 '까칠한 시승기' - 기아차 신형 카렌스


“근심을 털어놓고 다 함께 카렌스!” 새 차를 장만할 기쁨에 콧노래를 불렀던 미달이 아빠 박영규 씨는 요즘 근심이 생겼다. 차를 바꾸려고 보니 마땅치 않아서다. 신형 카렌스 LPG 모델은 13년 전보다 가격이 2배로 뛰었다. 예전엔 7명을 태워도 넉넉했는데 신형은 3열 좌석이 좁아졌다. 연로하신 장인어른, 장모님을 모시기엔 불편할 것 같다. 짠돌이 영규씨는 고민에 빠졌다.

1999년 출시된 기아자동차 카렌스의 광고 모델은 당대 최고 인기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의 미달이네 가족이었다. 동네 꼬마들까지 설운도의 ‘다 함께 차차차’ 멜로디에 맞춰 카렌스송을 흥얼거렸으니 그 열풍은 대단했다. 출시 첫해 6만대, 이듬해인 2000년에는 역대 최대인 8만4000대가 팔렸다. 그렇게 한 시대를 풍미했던 카렌스가 지난달 3세대로 완전히 변신해 돌아왔다.

그런데 반응은 영 신통치 않다. 올해 판매목표(2만1000대)를 달성하려면 한 달에 2600여대를 팔아야 하는데, 출시 첫달인 지난달 1512대가 팔렸다. 신차 효과도 사라진 민망한 성적표다.

구석구석 뜯어보면 흠잡을 데는 없다. 박스형의 투박한 외모에서 미끈하고 날렵한 몸매로 거듭났다. 대시보드가 평평해 운전석에 앉으면 전방이 한눈에 시원스럽게 들어온다. 인테리어도 세련되게 바뀌었다. 편의장치도 ‘빵빵’하다. 자동으로 운전대를 움직여 평행주차를 도와주는 주차조향 보조 시스템(SPAS)을 비롯해 웬만한 기능은 다 갖췄다.

주행성능도 무난하다.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33.0㎏·m를 내는 1.7ℓ 디젤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는 달리는 데 불편함이 없다. 순발력은 약간 떨어지지만 차체 안정성은 좋다. 아쉬운 점은 소음과 연비다. 가속할 때 ‘웅’하는 엔진 소리가 거슬린다. 디젤 엔진을 달았는데도 연비는 13.2㎞/ℓ. 어찌된 게 가솔린만 못하다. 2열은 넉넉하고 좋은데 맨 뒷자리인 3열이 좁은 것도 흠이다. 접어서 트렁크로 쓰거나 가끔 어린이를 태우라고 만들어 놓은 듯하다.

중요한 게 하나 더 빠졌다. ‘정(情)’이다. 카렌스의 소탈하고 정감 있던 매력이 사라졌다. ‘버터’ 냄새 나는 CF만 봐도 그렇다. 왁자지껄한 미달이 가족 대신 노랑머리 외국인과 바비인형이 등장하고 ‘차차차’ 대신 영어 동요 비블라 콤파니(Vive La Compagnie)가 흘러나온다.

기아차는 언제부턴가 럭셔리해지려고만 한다. 고급사양과 업그레이드만 외치다 보니 2.0 LPG 최고급 사양의 가격이 2600만원이다. 자영업자들이 부담없이 탈 수 있는 서민형차, 학원차나 짐차로 제격이었던 만능카 카렌스는 이제 볼 수 없는 건가요.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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