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셰릭(36)은 2년 전 미국 콜로라도주 트리니다드에서 응급 케어 사업을 시작했다. 지역의 큰 병원과 계약해 응급 환자를 돌보는 사업이다. 7명의 의사와 두 명의 계약직 직원을 고용하고 있지만 그는 사업을 포기해야 할지를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그와 아내가 함께 보유한 30만달러의 학자금 대출 부담 때문에 더 이상의 사업 확장이 불가능해서다.
미국의 대학 졸업자들이 보유한 학자금 대출 잔액이 1조달러에 달하면서 젊은이들의 기업가 정신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 보도했다. 2005년부터 2010년 사이 65세 이상의 창업은 24% 늘어난 데 반해 25세 이하의 창업은 19%나 줄어든 것. 코프먼 재단의 데인 스탱글러 이사는 “학자금 대출 부담이 졸업 후 진로 선택권을 크게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능력을 갖춘 인재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창업에 나서는 대신 당장 빚을 갚기 위해 기업에 취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 한 비영리단체가 최근 9500명의 대졸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23%가 학자금 대출 이자를 갚기 위해 창업을 미뤘다고 답했다. 미국의 25세 청년 중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하고 있는 사람의 비율은 2003년 25%에서 지난해 43%로 늘어났다. 1인당 대출 잔액도 같은 기간 1만659달러에서 2만326달러로 91%나 늘었다.
미국 금융소비자보호청은 최근 보고서에서 “젊은 창업가들은 사업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직원을 고용하기 위해 자본이 필요하지만 학자금 대출 이자를 갚는 데 돈을 모두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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