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쏟아져 코스도 엉망…선수들 '진흙볼' 최대 변수
US오픈이 올해 대회 장소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아드모어의 메리언GC(파70·6996야드)로 택한 탓에 최소한 1000만달러를 날리게 생겼다. 블룸버그 비지니스위크 인터넷판은 13일 “메리온GC의 넓이는 지난해 대회가 열린 샌프란시스코 올림픽클럽의 절반에 불과하다”며 “장소가 협소해 갤러리 입장료 수입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메리온의 하루 최대 갤러리 수용 인원은 2만5000명이다. US오픈의 하루평균 갤러리 4만~4만5000명의 절반에 불과하다.
가장 직접적인 손해는 입장료 수입이다. 메리온은 대도시 근교에 있어 얼마든지 많은 갤러리 동원이 가능했다. 실제로 전 라운드 입장권이 매진된 상태다. 27년째 매진을 기록하고 있는 US오픈은 수용 인원이 적을수록 수입 감소로 이어진다. 4일짜리 입장권의 정상 가격은 175달러지만 ‘재판매 사이트’인 이베이(eBay)나 스터브허브(StubHub)에서 5배 이상 폭등한 99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갤러리가 줄면 식음료 및 기념품 판매 수입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올해 US오픈의 매출이 20~25%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US오픈을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의 마크 데이비스 전무도 최근 골프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메리온이 좁아 수입이 줄어들 것”이라며 “그러나 돈이 대회 장소를 선택하는 중요한 요소는 아니다”고 말했다.
USGA는 입장료 수입 외에도 TV중계권과 셰브론, 롤렉스, IBM, 렉서스, 아멕스카드 등 5개 기업의 후원금 등으로 매년 1억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USGA의 사라 허시랜드 재무담당 이사는 “지난해 13개의 챔피언십을 개최하면서 총 1억600만달러의 수입을 올렸고 4100만달러의 이익을 남겼다”고 말했다. US오픈, US시니어오픈, US여자오픈, US아마추어챔피언십 등 13개 챔피언십 대회 수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US오픈이다.
메리온은 날씨 덕도 보지 못하고 있다. 대회를 앞두고 쏟아진 폭우로 코스가 ‘진흙탕’으로 변해버렸다. 대회 기간 중에도 비가 예보돼 있어 선수들을 ‘진흙볼’을 쳐야 할 상황이 속출할 전망이다. 진흙볼이 최대 변수가 될 것이란 우려마저 낳고 있다.
PGA투어 등 프로골프 대회를 주관하는 협회에서는 폭우 등으로 페어웨이가 젖어 볼에 진흙이나 이물질이 묻을 경우 볼을 들어올려 닦고 한 클럽 이내에 리플레이스할 수 있는 ‘리프트, 클린 앤드 플레이스(Lift, clean and place)’를 적용한다. 지난해 US오픈 챔피언 웹 심슨(미국)은 “진흙이 볼의 오른쪽에 묻으면 볼은 왼쪽으로 날아가고 왼쪽에 묻으면 오른쪽으로 간다”며 “볼의 위나 아래에 있으면 스핀을 먹지 않는다”고 말했다. 카를 페테르센(스웨덴)은 “진흙볼은 타깃에서 20~40야드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타이거 우즈(미국)의 스윙 코치인 션 폴리는 전혀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실험해본 결과 진흙볼은 샷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100% 영향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 확률은 낮다”고 반박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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