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반짝’ 한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갔다. 17일 밤 도착해 어제 박근혜 대통령 면담 후 삼성전자를 방문하고 밤늦게 다시 출국하는 일정이었다고 한다. 창조경제에 관심이 많은 박 대통령을 만나서 IT산업과 벤처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한국 업체와의 협력 방안도 논의한 모양이다. 삼성전자와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을 것이다. 그의 방한 일정과 면담 스케줄을 보면 거의 국가원수에 준하는 대접을 한 셈이다.
하긴 애플의 스티브 잡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구글의 래리 페이지 뒤를 잇는 글로벌 IT 리더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저커버그다. 만날 사람도 많을 것이고 스케줄 역시 시간 단위로 꽉 차 있었을 게 분명하다. 그렇지만 이제 막 30세가 된 청년의 벼락치기 한국 방문을 보고 있자니 좀 당혹스런 느낌도 드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물론 그를 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저커버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프로그래머로 탁월한 재능을 보였고 일찍이 그의 실력을 눈치챈 마이크로소프트나 AOL과 같은 기업이 채용을 제의했을 정도였다. 하버드에 진학한 것이나 재학 중이던 2004년 페이스북을 만든 것만 봐도 천재성을 의심할 여지는 없다. 그러나 한국에도 그에 못지않은 두뇌와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 기업가나 청년들이 결코 적지 않다. 저커버그를 보면서 뭔가 일말의 아쉬움이 남는 것도 그래서다.
요즘엔 거의 모든 사람이 SNS 하면 바로 페이스북을 떠올리지만 사실 페이스북은 1999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싸이월드의 미니홈피와 기본 개념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말하자면 원조가 싸이월드다. 큰 차이라면 싸이월드의 시장은 한국에 국한됐던 반면 페이스북은 영어를 기반으로 거의 전 세계를 시장으로 했다는 점일 것이다. 한국 젊은이들이 5년이나 앞서 대박 상품을 내놓고도 한국어라는 언어의 제한으로 저커버그에게 IT 제왕 자리를 내준 것뿐이다.
이런 예는 또 있다. 디지털캐스트라는 국내 벤처기업은 1997년 세계 최초로 MP3 플레이어를 개발해 놓고도 자금력 부족으로 원천특허 관리를 제대로 못해 세계적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데 실패했다. 반면 2001년 아이팟이라는 MP3 플레이어를 개발해 공전의 히트를 친 애플은 승승장구를 거듭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창조경제가 화두가 되면서 모두들 바깥으로 눈 돌리기에 바쁘다. 박 대통령이 저커버그를 만난 것도 그래서일 것이다. 하지만 가장 창조적인 아이디어는 정작 우리 안에 있는 경우가 많다. 괜히 외국만 숭배의 눈길로 올려다 볼 것이 아니다. 진흙 속 진주 같은 우리 기술, 우리 제품부터 세계화하는 것이 창조경제의 출발점이 아닌가 싶다.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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