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신규 출점 금지 등 유통업체 규제 직격탄
기업 40% "채용 줄이겠다"
정년연장·통상임금법 등 채용감소 요인 더 늘듯
단체급식 및 식자재 공급 사업을 하는 아워홈은 올해 정규직 신입사원을 한 명도 뽑지 않기로 했다. 이 회사는 작년엔 50명을 채용했다. 아워홈이 신규 채용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은 ‘규제’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3월 중소 급식업체를 보호한다는 취지로 대기업이 공공기관의 단체급식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했다.
아워홈 인사팀 관계자는 “급식사업을 확장할 수도 없고 이미 맡고 있는 공기업 단체급식에서 빠져야 하는 상황에서 고용을 늘릴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정규직 신입사원과 경력사원을 합해 모두 350명을 채용했다. 하지만 올해는 경력직만 수시채용 방식으로 충원하고 신입사원은 뽑지 않기로 했다. 건설 경기가 침체된 탓에 추가로 고용을 늘리기가 힘들어서다.
올 들어 기업들의 신규 채용이 급감할 조짐이다. 올해 2%대 경제성장률이 기정사실화하는 등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작년부터 정치권이 대기업을 겨냥한 소위 경제민주화 관련 규제를 쏟아내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19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내놓은 매출 상위 600대 기업(금융사 제외) 대상 올해 신규 채용계획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대기업 10곳 중 4곳이 신규 채용을 작년보다 줄일 것이라는 대답이 나왔다. 설문에는 종업원 1000명 이상 주요 대기업 78곳 등 총 157개사가 응했다.
전경련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39.5%(62개사)가 작년보다 채용인원을 줄이겠다고 답했고, 작년 수준만큼 뽑겠다는 기업은 46.5%였다. 지난해보다 늘리겠다는 기업은 14%에 불과했다. 채용 규모를 줄이는 이유로는 ‘해당 업종의 경기 악화’(46.8%)라는 답이 가장 많았고 ‘국내외 경기상황 악화’가 24.2%로 뒤를 이었다. 고용을 줄이겠다는 기업 중 불황을 이유로 꼽은 기업 비중이 70%를 넘었다.
전경련도 기업이 채용을 줄이려는 이유를 ‘불황’과 ‘규제’에서 찾았다. 주력 산업인 건설·철강·조선 등의 업종은 글로벌 경기침체 직격탄을 맞아 심각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건설사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정부가 아무리 일자리 창출을 강조해도 지금은 고용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추경예산 편성에도 불구하고 올해 경제성장률이 각각 2.6%와 2.3%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불황보다 더 큰 문제는 ‘규제’다. 유통 등 상당수 업종에 속한 기업들이 규제 직격탄을 맞으면서 일제히 고용을 줄이는 추세다.
편의점 업계가 대표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작년 12월 ‘새로 문을 여는 편의점은 기존 가맹점에서 250m 이내에 신규 출점할 수 없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사실상 사업 확장을 제한했다. 이 규제가 도입되면서 GS리테일(GS25 운영사)은 지난해 900명이던 신규 채용 규모를 올해 750명으로 줄였다. BGF리테일(C&U 운영사)도 작년 상반기에 정규직 신입사원 120명을 뽑았으나 올해는 58명으로 축소했다.
각종 경제민주화 규제가 양산되는 흐름을 감안하면 앞으로 기업의 신규 채용은 더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높다. 정년을 60세로 의무화하는 법안, 기업 내부거래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는 법안 등 일자리 창출을 어렵게 만드는 ‘걸림돌’이 많아질 것이란 점에서다.
전경련의 이번 조사에서도 ‘정년 60세 연장 의무화’가 채용 계획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34.2%의 기업이 ‘채용 규모를 감소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채용 규모를 늘리는 요인이 될 것’이란 응답은 0.6%에 불과했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신규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 중 상당수도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게 대부분일 것”이라며 “불황 속 경제민주화 관련 규제가 늘어나면 일자리는 외려 줄어드는 상황만 초래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태명/문혜정/최만수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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