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설명회 불편한 진실
개인 참석 가능한 IR 단 10%…상장사 대부분 기관·애널에만
최신 사업계획·전망 등 공개…장소 공시도 '여의도 인근'
IR자료 60%가 공시 안해…개인-기관 '정보비대칭' 커져
"거래소 공정공시 허점 많아"
상장사가 소규모 미팅이나 프레젠테이션 등을 통해 투자자에게 최신 경영내용과 사업계획 사업전망 등을 알리고 이에 대한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기업설명회(IR)에 개인투자자들이 배제되고 있다.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하는 하는 IR 자료를 개인투자자들에게 공개하지 않는 상장사도 많아 기관·외국인과 개인 간의 ‘정보 비대칭성’이 커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
거래소는 특정집단에 제공한 중요 정보를 일반투자자에게도 즉시 공시하도록 의무화한 공정공시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기관투자가들과 상장사 간에 은밀히 오고가는 정보는 공시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구멍’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인투자자는 IR ‘왕따’
19일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4월1일부터 현재까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기업설명회(IR) 개최’ 공시 270건을 분석한 결과 IR 대상자 항목에 개인(일반)투자자를 명시한 공시는 4건뿐이었다. 24건은 IR 대상자를 ‘국내외 기관투자가 등’으로 밝혀 개인투자자들의 참여를 직접 제한하지 않았지만 나머지 242건은 ‘해외 기관투자가’ ‘국내 기관투자가’ ‘전문투자자’ 등으로 참여 대상을 한정했다.
IR 행사가 어디서 열리는지 명시하지 않는 상장사들도 있다. 코스닥 상장사 우성아이앤씨는 지난달 20일 애널리스트 대상 IR 개최 사실을 알리는 공시에 장소를 ‘여의도 인근 연회장’이라고 적었다. 동원개발은 지난달 27일 공시에서 장소를 ‘서울 여의도’라고만 밝혔다. 상장사들은 주로 1 대 1 또는 소규모 그룹 미팅 방식으로 기관·애널리스트 대상 IR을 진행하기 때문에 사전에 초청장을 돌려 인원을 확정하고 장소를 공지한다. 개인투자자들의 참석이 원천 차단되고 있는 것이다.
○기관 대상 IR 자료는 ‘극비문서(?)’
기관 대상 IR 자료에 대한 설명을 충분하게 하지 않는 ‘불친절한 상장사’도 많았다. 기관 대상 IR 개최 공시 242건 중 “기관 대상 IR자료는 홈페이지에서 공개한다” “과거 발표했던 1분기 실적 자료가 쓰인다” 등의 안내 문구가 포함됐거나 IR 자료가 첨부된 사례는 97건(40.09%)이다. 나머지 145건(59.91%)은 설명이 아예 없거나 ‘현장 배포’라고 알리는 식이었다. 이 중 지엠비코리아 등 일부 상장사는 홈페이지에 뒤늦게 관련 자료를 올려놓기도 했다.
문제는 아예 IR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곳들이다. 하이트진로 케이씨그린홀딩스 아이센스 이지바이오 메지온 등이 대표적이다.
○거래소 IR 관련 규정에도 허점
거래소는 코스닥 공시규정 등을 통해 IR은 ‘불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공정공시제도를 통해 특정집단에 제공한 중요 정보는 즉시 일반투자자에게 알리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IR 전문회사 IR큐더스에 따르면 작년 IR 관련 공정공시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IR 건수는 전체(857건)의 24.3%였다.
올 상반기 기관투자가 대상 IR을 개최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소규모 미팅을 통해 중요 정보가 오고가지만 이 내용을 공정공시하는 상장사는 드물다”며 “공정공시를 한다고 해도 내용은 실적 전망이나 두루뭉술한 사업계획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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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참석 가능한 IR 단 10%…상장사 대부분 기관·애널에만
최신 사업계획·전망 등 공개…장소 공시도 '여의도 인근'
IR자료 60%가 공시 안해…개인-기관 '정보비대칭' 커져
"거래소 공정공시 허점 많아"
상장사가 소규모 미팅이나 프레젠테이션 등을 통해 투자자에게 최신 경영내용과 사업계획 사업전망 등을 알리고 이에 대한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기업설명회(IR)에 개인투자자들이 배제되고 있다.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하는 하는 IR 자료를 개인투자자들에게 공개하지 않는 상장사도 많아 기관·외국인과 개인 간의 ‘정보 비대칭성’이 커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
거래소는 특정집단에 제공한 중요 정보를 일반투자자에게도 즉시 공시하도록 의무화한 공정공시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기관투자가들과 상장사 간에 은밀히 오고가는 정보는 공시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구멍’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인투자자는 IR ‘왕따’
19일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4월1일부터 현재까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기업설명회(IR) 개최’ 공시 270건을 분석한 결과 IR 대상자 항목에 개인(일반)투자자를 명시한 공시는 4건뿐이었다. 24건은 IR 대상자를 ‘국내외 기관투자가 등’으로 밝혀 개인투자자들의 참여를 직접 제한하지 않았지만 나머지 242건은 ‘해외 기관투자가’ ‘국내 기관투자가’ ‘전문투자자’ 등으로 참여 대상을 한정했다.
IR 행사가 어디서 열리는지 명시하지 않는 상장사들도 있다. 코스닥 상장사 우성아이앤씨는 지난달 20일 애널리스트 대상 IR 개최 사실을 알리는 공시에 장소를 ‘여의도 인근 연회장’이라고 적었다. 동원개발은 지난달 27일 공시에서 장소를 ‘서울 여의도’라고만 밝혔다. 상장사들은 주로 1 대 1 또는 소규모 그룹 미팅 방식으로 기관·애널리스트 대상 IR을 진행하기 때문에 사전에 초청장을 돌려 인원을 확정하고 장소를 공지한다. 개인투자자들의 참석이 원천 차단되고 있는 것이다.
○기관 대상 IR 자료는 ‘극비문서(?)’
기관 대상 IR 자료에 대한 설명을 충분하게 하지 않는 ‘불친절한 상장사’도 많았다. 기관 대상 IR 개최 공시 242건 중 “기관 대상 IR자료는 홈페이지에서 공개한다” “과거 발표했던 1분기 실적 자료가 쓰인다” 등의 안내 문구가 포함됐거나 IR 자료가 첨부된 사례는 97건(40.09%)이다. 나머지 145건(59.91%)은 설명이 아예 없거나 ‘현장 배포’라고 알리는 식이었다. 이 중 지엠비코리아 등 일부 상장사는 홈페이지에 뒤늦게 관련 자료를 올려놓기도 했다.
문제는 아예 IR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곳들이다. 하이트진로 케이씨그린홀딩스 아이센스 이지바이오 메지온 등이 대표적이다.
○거래소 IR 관련 규정에도 허점
거래소는 코스닥 공시규정 등을 통해 IR은 ‘불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공정공시제도를 통해 특정집단에 제공한 중요 정보는 즉시 일반투자자에게 알리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IR 전문회사 IR큐더스에 따르면 작년 IR 관련 공정공시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IR 건수는 전체(857건)의 24.3%였다.
올 상반기 기관투자가 대상 IR을 개최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소규모 미팅을 통해 중요 정보가 오고가지만 이 내용을 공정공시하는 상장사는 드물다”며 “공정공시를 한다고 해도 내용은 실적 전망이나 두루뭉술한 사업계획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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