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9일 러시아에 양국이 보유한 전략적 핵무기의 최대 3분의 1을 추가 감축하자고 제안했다.
독일을 방문 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에서 4000여명의 시민과 귀빈이 참가한 가운데 행한 연설에서 “더 이상 전 세계가 전멸한다는 공포에서 살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바마는 “핵무기가 존재하는 한 우리는 안전할 수 없다”며 “21세기의 위협을 줄여나가기 위해 냉전시대의 핵 사고를 넘어 러시아와의 협력을 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 내에서) 포괄적인 핵 실험금지 조약을 비준하기 위해 행정부 차원에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러시아는 2011년 2월 발효된 새 전략무기제한회담(START)에 따라 2018년까지 장거리 배치용 핵탄두 수를 각각 1550개 이내로 줄이기로 한 상태다. 새 START는 핵탄두를 탑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800기까지 보유하도록 상한선을 정했다.
미국은 핵물질과 핵무기의 국제적인 동향을 논의하기 위해 2016년 세계 정상들을 초청할 계획이다.
브란덴부르크문은 50년 전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이 연설한 곳으로, ‘검은 케네디’로 불리는 오바마가 다시 이곳에서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점에서도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당시 케네디는 독일어로 “Ich bin ein Berliner.(나는 베를린 시민입니다)”라고 말해 환호를 받았다.
오바마도 이날 “나는 이 문에 처음 온 미국 대통령은 아니다”라고 언급한 뒤 “이 문의 동쪽에 서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수십년간 분단됐던 이 도시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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