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포천 500대 기업의 평균 순이익률은 5.5%로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1%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기업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전략을 펼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영의 7대 트렌드를 소개한다.
첫째는 쇄신(renewal)이다. 다수의 글로벌 기업이 사업 포트폴리오 재정비와 조직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실적이 부진한 사업을 매각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소니(배터리), 파나소닉(디지털카메라, 휴대폰), 샤프(해외 TV공장) 등이 대표적이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브랜드를 리포지셔닝해 이미지 쇄신도 모색하고 있다. 포드는 전성기 대비 매출액이 63% 급락한 링컨 브랜드를 재건하기 위해 1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두 번째는 모색(exploration)이다. 신사업 추진 및 사업 확장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헬스케어 등 유망 사업분야에 글로벌 기업들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4월 GE는 에너지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유전 관련 필수 장비업체 루프킨을 33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세 번째는 글로벌 경영기능 재배치(re-alignment)의 확산이다. 인건비 상승, 법인세 인상 등으로 중국, 인도와 같은 생산거점 국가들의 경영여건이 악화되면서 미국, 일본 기업을 중심으로 리쇼어링(reshoring)이 확대되고 있다. 신흥국 기업의 자금력과 기술력이 증가하면서 이들에 의한 선진국 내 연구개발(R&D)센터도 늘어나고 있다.
네 번째 트렌드는 신흥시장에 대한 관심이다. 2018년까지 세계 판매대수 1위를 목표로 설정한 폭스바겐은 그 실현을 위한 주요 전략으로 ‘신흥국 전향’을 제시했다. 도요타는 올해 초에 사업부를 4개로 통폐합하면서 중국, 라틴아메리카 등 신흥시장을 전담할 사업부를 별도로 편성했다.
다섯 번째는 새로운 연합(coalition)전선의 확대다. 정보기술(IT)과 전통제품을 결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종기업 간 연합이 확대되고 있는데, ‘나이키+’를 출시한 애플-나이키 연합과 이에 대응해 ‘토킹슈’를 내놓은 구글-아디다스의 대결이 대표적인 예다.
여섯 번째는 기술과 제품, 경영기능 간 융합(convergence)이다. GE는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분석 등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산업용 인터넷의 승자로 등극하겠다고 선언했다. IBM은 제조업, 의료서비스 분야 등에서 데이터 분석을 강조했다.
일곱 번째 트렌드는 싸고 매력있는(cheap & competitive) 제품이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은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저가제품 출시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경쟁의 룰에 변화가 발생하는 ‘구조적 단절기’에는 새로운 기업의 핵심 포지션 선점 등 오히려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긍정적인 자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다수 기업이 빠져 있는 ‘평균의 함정’에서 빠져나와 어떻게 고객에게 차별화된 제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외부역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혁신방법을 모색하며, 신중한 사전분석에 바탕을 둔 ‘계산된 위험감수’를 확대해야 한다.
강한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hansoo.kang@sams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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