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조권 침해를 둘러싸고 서울 대치동 청실아파트 재건축 조합과 갈등을 벌여온 단국학원 측이 최근 법원으로부터 공사 일부 중단 처분을 받아낸 가운데 “일조권이 더 확보돼야 한다”며 20일 조합을 상대로 본안 소송을 제기했다. 양측의 ‘일조권 분쟁’이 정식 법적 분쟁으로 치닫게 된 만큼 당초 이달로 예정됐던 ‘래미안 대치 청실’의 일반분양은 당분간 연기될 전망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청실아파트 단지 바로 옆에 단국대부속중·고와 단국공업고를 운영하고 있는 사단법인 단국대학(단국학원)은 “일조권 확보를 위해 총 8개동의 층수를 각 10~34층으로 제한해달라”며 청실아파트 재건축조합을 상대로 서울지방법원에 공사금지 소송을 냈다. 학원 측은 “학교는 일반 주택과 달리 공공재일 뿐 아니라 성장기에 있는 학생들이 이용하기 때문에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다”며 “일조권 침해로 학생 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금전적 보상만으로는 피해를 회복할 수 없다”고 청구 취지를 밝혔다. 학원 측은 또 같은 날 8개동 중 2개동에 대해서만 공사 금지 명령을 내린 법원의 가처분 신청 결과에 불복해 즉시 항고했다.
앞서 조합은 서울 대치동에 18~35층 규모의 아파트 17개동을 신축하기 위한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지난해 9월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학원 측은 학교와 아파트 간 거리가 48~86m에 불과해 일조권이 침해된다며 조합 측에 설계 변경을 요구했으나 협의에 실패하자 법원에 공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에 대해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수석부장판사 강형주)는 학원 측이 청구한 8개동 중 6개동에 대해서는 청구를 기각하고 학교와 가까운 2개동에 대해서만 공사 중지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손해배상 수준을 넘어 공사의 전면적 금지를 구하는 경우 더욱 엄격한 잣대로 심사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이번 결정이 본안 소송에 앞서 진행하는 가처분인 만큼 충분한 증거조사 후에는 달리 판단될 여지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청실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될 경우 이달 중 일반분양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분양을 미룰 방침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본안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설계를 변경해야 해 공사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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