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점포] 경기 안산시 원곡본동 '굽네치킨', 매일 전단지 1000장 뿌리는 열성

입력 2013-06-23 14:56   수정 2013-06-24 13:24

인수 1년 만에 매출 4배로 키워


“두 번 눈물을 흘릴 수는 없죠. 한번 나태해지면 또다시 실패한다는 생각에 밤낮없이 고민하고 있고 지금도 매일 전단지 1000장을 직접 뿌리고 있습니다.” 박유신 굽네치킨 안산 원곡본동점 사장(48·오른쪽)은 두 딸의 사진을 내보이며 굳은 각오를 내비쳤다. 그가 이곳에서 오븐구이 치킨전문점을 시작한 것은 이 지역의 특성을 잘 알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협력업체 직원이었던 그는 직장을 그만둔 후 고향인 안면도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다 중국 동포인 부인을 만났다. 결혼 후 안산으로 집을 옮겨 지금의 점포 근처에서 양꼬치집을 운영했다. 부인의 음식 솜씨가 좋아 가게는 나날이 번창했다. 더 큰 돈을 벌겠다는 생각에 다른 지역으로 이사해 다시 정육점 사업을 벌였다. 양꼬치집을 운영하며 5년 동안 번 돈을 순식간에 까먹었다. 정육점을 운영했던 경험만 믿고 잘 모르는 지역에 창업한 것이 실패의 직접적인 요인이었다고 그는 털어놨다.

사업 실패 후 막막함에 고민하던 그에게 한 통의 전화가 왔다. 정육점 일이 끝난 뒤 들러서 소주와 치킨 안주를 즐기다가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변한 굽네치킨 원곡본동점의 점주였다. “전에 이 가게를 운영하던 점주는 조리와 배달을 혼자서 다했습니다. 매장을 혼자 운영하다 보니까 점포를 방문하는 고객에게 소홀하게 되고, 전단지 배포와 같은 홍보활동도 부족하다 보니 매출에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매장을 인수해 제대로 장사할 사람을 찾더군요. 저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 인수하기로 결정했지요.”

박 사장도 점포를 인수한 초창기엔 시행착오를 겪었다. 매장에 들어오는 손님에게 전념하겠다는 생각에 배달은 아르바이트 직원에게만 맡겼다. 시간급 직원은 고객 응대가 미숙하고 배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아 클레임이 계속 발생했다. 급기야 박 사장이 직접 배달에 나서기로 했다. “아무래도 동네상권 치킨 장사의 기본은 배달이잖아요. 배달 가서 고객과 만날 때 좋은 인상을 주어야 점포 방문고객도 늘어난다는 기본 원칙을 다시 떠올린거죠.”

박 사장은 배달 나갈 때 치킨만 달랑 들고 가는 법이 없다. 항상 자석 스티커를 한 뭉치씩 들고 나간다. 배달하고 돌아오는 길에 한 군데라도 더 홍보하기 위해서다. 뿐만 아니라 전단지 배포와 지역책자 광고에도 매달 150만원씩 비용을 들이고 있다. 덕분에 지금도 신규 고객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안산 신길지구와 같은 원거리 배달도 기꺼이 나가고 있다. 배달이 몰리는 시간에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쓰고 있다. ‘매장이 보이진 않지만 주문하면 항상 배달이 된다’는 믿음을 고객들에게 주고 싶어서 자청한 일이다. 배달인력을 더 써야 하므로 지금은 손해일 수 있지만 이런 서비스에 만족하는 고객이 나중에 충성고객으로 변할 수 있다고 그는 확신한다. 이런 노력 덕분에 지난해 6월 인수 초기 월 1000만원을 조금 넘기던 매출이 1년 만에 40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박 사장은 앞으로 2년 안에 굽네치킨 전체 870여개 가맹점 중 1등을 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배달주문 전화에 자석 스티커를 챙겨들고 점포 문을 나선 그는 초보창업자에게 조언을 던졌다.

(031)495-9482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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