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는 자유로운 소통이라는 순기능 못지않게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확산된다는 역기능도 존재한다. SNS를 하느라 제 할일을 못한다는 의미로 '대량주의력분산무기'라는 비난까지 나온다.
뉴욕타임즈는 22일(현지시간)자 사설에서 SNS가 이미 17세기 런던에 존재했고 그 역기능에 대한 우려 또한 처음이 아니라고 밝혔다.
과학칼럼니스트인 톰 스탠디지는 이 사설에서 1650년대 런던에 문을 연 '커피하우스'가 오늘날 SNS와 유사하다고 소개했다. 당시 사람들은 이곳에서 커피만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최신 뉴스를 읽고 토론하며 사회에 떠도는 루머들을 수집했다.
이곳은 또 우체국과도 같은 역할을 했다. 단골손님들은 하루에도 몇 차례씩 커피하우스를 방문해 새로온 우편이 있는지를 확인했다. 커피하우스가 발전해 다른 도시에도 생기면서 과학, 정치, 문학 등 특정 주제에 대해서 토론하는 곳까지 문을 열었다.
17세기 공무원이었던 사무엘 페피의 일기를 보면 커피하우스에서는 의사 두 명의 열정적인 토론에서부터 로마 역사, 맥주 보관법, 법정 논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광경이 연출됐다.
저자는 이같이 활발한 토론이 가능했던 이유는 커피하우스 안에서 사회적 구별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손님들은 전혀 다른 일에 종사하는 모르는 사람과도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분위기 였다는 것.
하지만 오늘날 SNS에 대한 역기능을 주장하는 것처럼 커피하우스 역시 '생산성'을 저하시킨다는 이유로 불만을 가진 사람도 많았다.
안토니 우드라는 옥스포드 대학 교수는 "어째서 진지한 배움은 줄어들고, 아무도 대학 강의를 따라오지 못하는 지 아는가? 사람들이 커피하우스에서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다"라고 비난했다.
캠브릿지에서 일하던 변호사 로저 노스는 1673년에 출간한 소책자 '영국의 큰 걱정을 설명하다' 에서 커피하우스에 대해 "신선함에만 빠져 시간을 낭비하는 곳, 커피하우스의 소음이 가득한 머리로 한 주제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이곳은 장래가 유망한 젊은 신사와 직장인을 버려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자는 그러나 "커피하우스에서는 사람과 아이디어가 뒤섞일 수 있었기 때문에 창의성이 분출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영국왕립학회 회원들도 토론을 위해 커피하우스를 찾았고 이곳에서 실험이나 강의를 하기도 했다. 1페니만 내면 들어가 원하는 만큼 배우고 토론할 수 있다는 의미로 커피하우스를 '페니 대학교'라 부르기도 했다.
저자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커피하우스의 이같은 정신이 오늘날 SNS에서 다시 태어났다"며 "단지 차이점은 SNS는 인터넷을 통해 소통과 만남이 이루어진다는 것 뿐"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트윗 하나로 시작된 생명공학 프로젝트인 '오픈웜'(Openworm)은 구글 행아웃을 통해 전 세계 참가자와 협력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이 도입될때는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는 적응기간에는 기존 방식에 혼란을 준다는 이유로 새 기술이 비판받는다. 일부 직장 상사들은 직원들이 업무 시간에 '소셜네트워킹'을 하느라 일을 못한다며 '소셜낫워킹'(Socialnotworking)이라 비꼬기도 한다.
저자는 "커피하우스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이라면 현재의 SNS에 대한 걱정은 지나친 것"이라며 "새로운 기술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파악하는 데에는 과거를 돌아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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