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조선업체 B사는 설비투자를 지난해보다 30~40% 줄일 계획이다. B사 관계자는 “중국의 저가 수주방식 때문에 타격을 받고 있는데다 경기마저 불확실해 투자를 늘리기 쉽지 않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뉴질랜드와 일본, 홍콩과 거래하는 섬유업체 C사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올 하반기 기업의 설비투자 계획이 업종별로 양극화인 가운데, 전체 규모는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5월15일부터 27일까지 전국 주요기업 1008곳을 대상으로 ‘2013년 하반기 기업 설비투자 전망’을 조사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올 하반기 설비투자규모를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43.4%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지난해보다 늘리겠다’는 기업은 34.4%였고, ‘줄이겠다’는 곳은 22.2%로 집계됐다.
업종별로 투자 계획이 엇갈렸다.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은 ‘자동차·운송장비’(55.3%)에 몰렸다. 건설, 음식료, 철강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업황 부진에 휩싸인 조선(34.1%)·기계(32.9%)는 투자를 줄이려는 경향이 나타났다.
하반기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들은 투자 확대 이유로 ‘기존 낡은 시설 개선’(42.1%)을 첫 번째로 꼽았다. 다음으로 ‘신규사업 진출’(25.1%) ‘미래대비 선행투자’(19.9%), ‘국내·외 경기 회복 기대’(11.2%) 등의 순으로 답했다. 투자확대에 가장 큰 애로사항은 응답기업의 65.3%가 ‘경기전망 불확실성’을 뽑았고 ‘자금조달’(20.4%), ‘신규 투자처 부족’(7.9%), ‘각종 규제’(6.3%) 등을 이유로 들었다.
투자 활성화를 위한 최우선 정책과제로 ‘세제 개선’(49.1%), ‘저금리 자금조달’(46.0%)을 들었다. ‘환율 등 금융시장 안정’(28.2%), ‘연구·개발 및 신성장동력 지원’(21.9%), ‘신시장 개척 등 수출지원 강화’(18.4%) 순으로 나타났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우려, 중국의 경제불안 등으로 하반기 경기회복도 불투명해졌다”며 “정부는 기업에 부담을 주는 세제, 규제 등은 최소화하고 자금지원, 수출지원 등을 통해 기업의 투자의욕을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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