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심층 진단
종합상사 중 가장 큰 광구 운영
2010년 포스코그룹에 편입…철강재 취급물량 급증
대우인터내셔널은 국내 최고 종합상사로 평가받고 있다. 철강재, 기계, 플랜트, 금속·비철금속 등 산업의 기초 재료가 되는 중간재 제품의 수출입 거래를 이어주는 한편 자동차부품 공장과 백화점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광물자원, 석유, 가스 등 자원개발에 대한 투자도 늘리는 등 신성장 동력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원개발 분야 가장 앞서
대우인터내셔널은 2000년 12월 (주)대우로부터 분할되면서 무역 업무를 전담하는 법인으로 재출범했다. 외환위기 당시 대우그룹 부도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공격적 경영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며 무역사업에서 국내 최대 이익을 거두는 회사로 거듭났다. 2010년에는 포스코그룹으로 편입, 새로운 성장 기반을 닦고 있다. 포스코의 지분율은 60.3%다.
과거 종합상사의 주된 수입원이 수출입을 대행해주고 얻는 수수료 수익이었다면 앞으로는 자기자본 투자가 수반된 투자수익이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투자회사 성격을 띤 종합상사가 각광받을 것이라는 얘기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이런 측면에서 국내 다른 종합상사들 중 가장 앞서 나가는 회사로 판단된다.
○미얀마 가스전 내달 판매
대우인터내셔널의 올해 최대 이슈는 미얀마 가스전 상업 가동이다. 미얀마 가스전은 국내 종합상사들의 단일 투자 규모 중 가장 큰 프로젝트다. 대우인터내셔널이 추진 중인 세계 15곳의 자원개발 사업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곳이기도 하다. 다른 자원개발 광구와 무역 부문의 이익을 합친 것보다도 큰 수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얀마 가스전 사업은 2000년 8월 시작돼 내달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확인 매장량만 국내 가스 소비량의 3년치에 해당하는 대형 광구다. 대우는 이곳 지분 51%를 갖고 있어 큰 수익이 예상된다.
미얀마 가스전의 사업구조는 크게 가스 생산(upstream), 생산한 가스를 운송하는 해상 운송(offshore midstream), 육상 운송(onshore midstream)으로 구분할 수 있다. 단계별로 지분 구조와 수익 분배 방식에 차이가 있다. 가스 생산과 해상 운송까지는 대우인터내셔널이 운영권자로서 사업을 주도한다. 육상 운송은 중국의 CNPC가 대주주 역할을 담당하고 대우인터내셔널은 2대주주로 참여하게 된다.
○가스전 가치 5조원 추정
미얀마 가스전에서 팔 가스가격을 MMBtu(25만㎉의 열량을 내는 가스 양)당 11달러 수준으로 가정할 경우 대우인터내셔널이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은 연평균 3억~4억달러 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판매를 시작하는 올해는 정확한 수익을 예상하기 어렵다. 그러나 가스전을 정상 가동하는 2015년께면 대신증권이 추정하는 수준의 이익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내달 미얀마 가스전의 판매가 시작되면 수익에 본격 기여할 때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물론 기업가치 변동과 이에 따른 주가 상승은 좀 더 빠르게 반영될 것이다. 가스전 가치는 수익 예상치에 적정 배수(multiple)를 반영, 산정할 수도 있지만 미래 현금흐름 추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현금흐름 방식을 이용해 가스전 가치를 산정해 보았다. 대우인터내셔널 기업가치에 포함되는 가스전 가치는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리스크 요인으로는 셰일가스의 등장을 들 수 있다. 장기적으로 미얀마 가스전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어서다. 셰일가스의 생산단가 및 아시아 지역까지 운반비용 등을 감안할 때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그러나 전반적인 원자재 가격 하락과 이에 동반된 유가 하락은 미얀마 가스전의 판매단가 또한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포스코와의 시너지 주목
포스코의 글로벌 생산설비 증설에 따른 트레이딩 매출 증가도 짚어볼 만한 포인트다. 2010년 11월 포스코그룹에 편입된 후 포스코 철강재 취급 물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작년에는 그 비중이 28.8%까지 높아졌다. 포스코가 글로벌 생산설비를 대폭 확대하는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있는 만큼 대우인터내셔널이 취급하는 포스코 물량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가스전을 통해 인식되는 수익에 비해 트레이딩 부문에서의 이익 규모는 미미한 편이다. 하지만 안정적인 수익 기반이 확대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의 기업가치 가운데 미얀마 가스전이 차지하는 부분이 가장 크다. 다음으로 상사 트레이딩 부문은 글로벌 경기 악화에 따라 단기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포스코그룹과의 시너지 창출을 통해 매출 규모와 수익성을 높이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스전 투자비로 쓴 차입금은 아직 많이 남았지만 가스전을 통한 이익과 배당이 본격화되면 빠른 시간 내에 해소될 것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국내 상사 중 가장 큰 광구를 운영하는 자원개발 전문회사와 상사 트레이딩 기업으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미얀마 가스전을 통해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수 있는 시기여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정연우 대신증권 연구위원 cyw92@daish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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