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지사 "통일은 정치논리에 앞서 사람생명의 문제"

입력 2013-06-28 18:08  


경기도 대표단을 이끌고 스웨덴·덴마크·독일 등지에서 투자유치 활동 중인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독일 통일의 결정적인 전환점을 만든 라이프치히 현대사박물관에서 열린 한독 한반도통일 시민토론회에 참석했다.

미하엘 가이어 전 주한독일대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독일 통일의 증인, 시민운동가, 대학생, 정치인 등을 비롯한 15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통독 과정과 한반도 통일에 대한 토론시간을 가졌다. 베아테 쉬킹 라이프치히대학 총장은 환영사에서 “독일인들은 통일을 열망했고, 많은 시민이 통일을 위해 노력했다. 우리는 통일을 통해 얼마나 많은 것을 얻었는지 알고 있다. 통일된 독일은 경제 강국이 돼 유럽과 세계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또 안드레아스 뮐러 라이프치히 부시장은 독일 통일 이후의 통합과정에 대해 “장기적인 분단으로 서로 간에 변화가 있는 데다 머릿속에도 장벽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극복하는 것이 과제였다”고 말했다.김문수 지사는 답사에서 “헌법상 북한주민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2500만 북한주민들은 단지 휴전선 이북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김정은 3대 세습 독재체제에서 인권 탄압과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자유와 밥을 위해 목숨 걸고 탈출하는 북한주민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통일은 정치·경제적 논리에 앞서 사람의 생명 문제”라고 말했다.이어 “과거 70~80년대 민주화운동을 할 때, 대한민국의 민주화와 인권을 촉구하는 독일인들과 세계인들의 목소리는 제게 한줄기 빛이었다”며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의 모든 시민들이 북한주민의 인권문제에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덧붙여 김 지사는 “북한의 일방적인 개성공단 폐쇄 조치로 많은 중소기업들이 막심한 손해로 힘들어하고 있다. 최소한 개성공단 재개를 위한 당국간 회담에 북한은 성의 있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동서독 교류처럼 남북협력사업이 활발히 진행되도록 북한이 변화된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며 대한민국을 통일강국으로 만들고 싶은 의지를 밝혔다.

사회자인 미하엘 가이어 전 주한독일대사는 “남과 북이 서로에 대한 관심을 잃어버리는 것이 문제”라며 “통일의 과정에는 인내심과 용기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크리스토프 홀렌더스 작센주 대한민국 명예 영사도 “북한과 공동으로 환경 프로젝트를 한다든지, 남한 지식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북한이 자체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자가 “북한은 자원이 풍부해 통일되면 경제적인 이점이 있을 것이다. 중국, 러시아와의 교통에도 이로울 것”이라고 조언하자 김 지사는 “통일되면 철도를 이용해 중국, 러시아로 갈 수 있다. 시베리아와 동북 3성, 몽골, 중앙아시아에도 많은 기업이 진출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 활동하는 무대가 더욱 커질 것이고, 동북아는 물론 세계 평화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시민 토론자로 나선 게르하르트 프레스 씨는 “통일 후 남한으로 내려온 북한주민들을 되돌려 보낼 수는 없다. 북한에 자발적으로 머물게 하는 모델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고, 어니스트 디미트 씨는 “북한의 인권침해 상황을 보면 통일이 멀지 않은 느낌이다. 중국의 도움 없이는 한반도 통일은 실현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라이프치히의 한 젊은 교포는 질의 응답시간에 외국인 친구들의 북한 방문 이야기를 들려주며, 과연 북한의 종교적인 사상을 바꿀 수 있을지 의아하다고 질문했다.

김 지사는 이에 대해 “북한의 주체사상과 김일성 신격화 사상은 사상의 자유와 정보 유통을 완전히 봉쇄한 폐쇄적인 통치 때문에 생긴 것”이라며 “어떤 방식으로든 북한주민들이 바깥소식을 접하게 해야 한다. 북한사회가 개방돼야 그런 폐쇄적이고 신격화된 사상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이날 토론회에는 교포 2세들도 다수 참석했다.

뒤셀도르프 태생으로 2년 반 전 라이프치히로 이주한 노벨 황 씨는 “우리의 통일에서 중요한 것은 독일의 통일에서 잘못된 점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라며 “경제적인 측면보다는 인간적인 측면에서 통일이 실현되면 좋겠다. 모든 인간은 한 개인으로서 자유민주주의 속에서 살아갈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격앙된 목소리로 질의에 나선 옛 동독 주민은 “통일 이후 잃어버린 것이 많다. 갑자기 통일돼 모든 것이 달라졌다”며 불만을 토로해 통합 과정에서 동서독 주민 갈등과 진통이 만만찮았음을 보여줬다.

정치학 연구자인 올리커 클로스 씨는 “요즘 북한 지도자 자녀들 간에 남한 사투리와 억양으로 말하는 것이 유행이라고 하더라”며 “이는 북한 내에서 이념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제는 통일 비용보다 분단 비용을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토론회를 마친 도 대표단은 “우리는 한 민족입니다”라는 나지막한 기도로 독일 통일의 불씨를 지폈던 기도모임의 현장인 니콜라이 교회를 둘러보고, 28일 A사와의 투자 LOI(투자의향서) 체결이 예정된 드레스덴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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