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정무수석이 한 달 가까이 공석이다. 이정현 전 정무수석이 지난달 3일 홍보수석으로 옮긴 뒤 후임 인사 발표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일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으로부터) 특별한 말씀을 못 들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들도 “아직 정무수석 임명과 관련한 특별한 움직임이 없다”고 전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아직 적임자를 찾지 못해 정무수석 인선이 늦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물론 여야 의원 모두와 소통할 수 있으면서 정무감각까지 갖춘 인사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전직 의원 출신 정치인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지만, 박 대통령이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정무수석이 해야할 일은 이 수석과 김선동 정무비서관 등이 나눠서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석은 지난달 초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구속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청와대를 방문한 신경민 민주당 최고위원을 맞았다. 1인2역을 맡고 있는 셈이다. 김 비서관 역시 정무수석을 대신해 각종 회의에 참석하고, 여야 의원들과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록 공개, 국정원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 등 굵직한 이슈들이 터지면서 정무라인의 중요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6월 국회에서 경제민주화 법안이 처리되는 동안 청와대의 역할이 미미했다는 평가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무수석의 역할이 막중한 때인 만큼, 마냥 공석으로 둘 수 없는 상황”이라며 “박 대통령이 조만간 인선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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