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회사채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해 각각 3500억원씩 모두 7000억원을 신용보증기금에 출연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건설·해운·조선 등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회사채 차환 발행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의 회사채를 최대 14조원까지 인수할 방침이다. 신보의 법적 보증 비율은 최대 20배다.
4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기재부 한은 금융위원회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회사채 신속 인수제 시행 방안’에 합의했으며, 오는 8일 이를 공식 발표하기로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내년까지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판단해 회사채 인수를 위해 7000억원을 출연하기로 결정했다”며 “이 정도면 회사채 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선제적이고 충분한 정책 대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채 신속인수제는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를 상환하기 위해 기업들이 사모 방식으로 회사채를 발행하면 산업은행 등이 인수해 상환 불이행 리스크를 줄여주는 것이다. 산은은 인수한 회사채를 담보로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발행해 기관투자가에 팔고, 이 과정에서 신용보증기금이 보증을 서게 된다. 이번에 기재부와 한은이 출연키로 한 7000억원은 보증 재원으로 활용된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대해 조금씩 이견이 있었지만 부처 간 추가 협의를 통해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며 “고위험 채권에 투자하는 하이일드펀드에도 분리과세를 통해 세제혜택을 주는 방안도 함께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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