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6일 판문점서 '개성공단 실무회담'…정부 "국제규범 틀 속에서 근본 해결책 찾겠다"

입력 2013-07-05 17:01   수정 2013-07-06 05:56

'진화된 대북정책' 전략…재발방지책 강력 요구

北, 공단 재가동에 초점…3대의제 논의 진통 겪을 듯

남북 실무대표 명단 교환



남북한은 개성공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실무회담을 하루 앞둔 5일 대표단 명단을 교환하는 등 준비에 주력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대화에 응한 것은 순리”라며 “합리적이고 원만하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순리’라는 표현에는 최근 한·미, 미·중, 한·중 정상간 대화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의 대북압박, 박 대통령의 대북 원칙고수 등이 북한을 대화복귀로 이끌었다는 자신감이 배어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식과 국제적 규범 부합해야”

정부는 실무회담에서 ‘진화된 대북정책’이라는 틀에서 접근할 방침이다. 개성공단 문제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첫번째 북한의 도발인 만큼 대북정책의 원칙을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이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새 정부는 상식과 기본이 통하는 새로운 남북관계, 진화된 대북정책이란 입장을 표방하고 있다”며 “그런 틀 속에서 국제적 규범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실무회담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개성공단을 재가동하는 것을 넘어 가동 중단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재발 방지책 충돌 예상

이에따라 이번 실무회담에서 남북은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일 전망이다. 정부가 강조해온 유사사태의 재발방지책이 여기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5월 개성공단 내 우리측 인력이 전원 귀환한 뒤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확고한 틀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그냥 적당히 해서 다시 공단을 열기 위한 이런 것은 의미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실무회담에서 정부는 우리측 인원의 신변안전보장, 북측근로자의 일방적 철수 금지 등의 제도적 장치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북한은 개성공단 중단 사태가 남한의 대북 적대시 정책, 최고존엄 모독 등으로 인한 것이라며 남측의 사과를 요구해왔다. 이번 회담에서도 제도적 장치 마련보다 공단의 재가동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남북이 평행선을 그리면서 이번 실무회담에서 결론짓기는 어려울 것이며 후속회담 또는 보다 격상된 회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제품 반출 문제도 쉽지 않아

완제품 및 원·부자재 반출 문제 역시 의견접근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공단에서 완전 철수하면서 완제품과 원부자재를 대부분 남겨놓고 올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가장 시급한 과제로 요구해왔다.

하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개성공단 문제에서 일종의 ‘볼모’로 활용할 수 있는 카드인데다 남한에 대한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설·장비점검은 견해차 적어

개성공단 시설 및 장비점검 문제는 가장 시급하면서도 견해차가 적은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마철이 본격화된 시점에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문제라는 데 남북이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남북이 실무회담을 통해 합의할 경우 우리 측 기업인들과 관리인원들의 조만간 방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북측은 이날 오후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 수석대표와 허영호, 원용희 등 3명의 대표단 명단을 통보해왔다. 이번 실무회담에서 우리측에서는 수석대표인 서호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과 함께 홍진석·허진봉 통일부 과장이 대표로 나선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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