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데스크] 이순우와 임영록

입력 2013-07-08 17:22   수정 2013-07-09 05:41

하영춘 금융부장 hayoung@hankyung.com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국내 1, 2위 금융회사(총자산 기준)를 이끄는(또는 이끌) 수장이다. 둘은 닮은 점이 거의 없다. 경력부터가 그렇다. 이 회장은 대구고와 성균관대를 나왔다. 곧바로 우리은행의 전신인 옛 상업은행에 입행했다. 그 뒤 하루도 안 빼놓고 은행에 다녔다. 어떻게 보면 평범하다. 임 내정자는 경기고-서울대 출신이다. 행정고시에 합격해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과 2차관 등을 지냈다. 전형적인 엘리트다.

이미지도 판이하다. 이 회장은 친화력의 화신이다. 만나자마자 호감을 갖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임 내정자는 논리적이다. 천재성이 느껴진다. 이 회장이 ‘서글서글한 시골 아저씨’라면, 임 내정자는 ‘똑똑한 도시 깍쟁이’다.

억세게 자리운 좋은 두 사람

두 사람은 닮은 점도 있다. 일시적이나마 1인자와의 관계가 좋지 않았다는 점이 우선 닮았다. 잘나가던 이 회장은 우리은행장 시절부터 회장으로 내정될 때까지 이팔성 회장의 견제를 받아야 했다. 임 내정자도 2년여 동안의 야인생활을 거쳐 KB금융 사장이 됐지만, 어윤대 회장과의 불편한 관계로 운신의 폭이 작었다.

두 사람이 가장 크게 닮은 점은 자리운이 억세게 좋다는 점이다. 이 회장은 말단 행원으로 시작해 그룹 회장까지 올랐다. 임 내정자는 3년간 KB금융 사장을 지낸 뒤 관료출신으론 처음으로 KB금융 회장이 됐다. 둘 다 우리금융 민영화라는 상황변수에 도움을 받았다. 우리금융을 분리해 내년 말까지 팔겠다는 정부의 계획을 감안하면, 우리금융 회장에는 애초부터 이 회장 외에 대안이 없었다. 우리금융의 강력한 인수주체로 부상한 KB금융의 사외이사들이 임 내정자를 선택한 건 어쩌면 당연했다.(이런저런 실세들의 지원설이 돌아다니지만, 무시하기로 하면 그렇다는 얘기다.)

다른 듯 닮은 두 사람은 앞으로 닮은 듯 다른 행보를 걸어야 한다. 닮아야 할 행보는 수익성 강화다. 국내 금융산업의 수익성은 급전직하로 추락하고 있다. 상반기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은 반토막났다. 각종 수수료 인하와 부실기업 정리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 장사도 별 볼 일 없을 게 분명하다. 수익성을 강화해야만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낼 수 있다.

계열사 인사가 평가의 시발점

하지만 수익성 강화의 목적은 명백히 다르다. 이 회장의 목적은 회사 가치를 올려 비싸게 팔리도록 하는 것이다. 가슴 아픈 일이지만 그것이 그의 임무다. 임 내정자의 목적은 그룹의 위상을 강화하는 것이다. 우리은행이나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할지 결정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잘만 하면 자신의 위상도 강화할 수 있다.

임기가 내년 말인 이 회장은 임무 완수를 위해 ‘속도전’을 택했다. 회장으로 선임되자마자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로부터 일괄사표를 받았다. 상당수를 물갈이하며 고삐를 바짝 죄었다.(비록 외부 압력에 휘둘려 일부 계열사 CEO 인사 계획이 엉클어졌다는 소문이 있지만 말이다.) 이에 대한 평가는 일단 긍정적이다.

오는 12일 취임 예정인 임 내정자는 아직 조용하다. 국민은행장을 원하는 자천타천 후보 20여명이 난립해 있지만, 그는 의중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후보자들은 몸이 후끈 달았다. 여기저기 줄을 대려고 난리다. 임 내정자가 이런저런 압력과 유혹을 뿌리치고 국민은행 KB국민카드 등의 CEO를 제대로 뽑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계열사 CEO 인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닮은 듯 다른 이 회장과 임 내정자에 대한 평가가 확연히 달려질 수밖에 없다.

하영춘 금융부장 ha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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