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이 미쳤다…반포 9억2000만원

입력 2013-07-08 17:43   수정 2013-07-09 02:34

이슈 분석

강남·판교·잠실 랜드마크
비수기에도 오름세 주도…심리적 상한선 속속 뚫려



서울 반포동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전용면적 84㎡의 전셋값이 최근 9억원을 넘어섰다. 올초 8억9000만원이던 전셋값이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포동 제일공인 관계자는 “지난달 취득세 감면이 종료된 데다 4·1 부동산대책 효과가 사그라지면서 수도권 고가 아파트 거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면서 “반포지역은 학군·교통 여건이 양호해 전셋값 초강세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8일 중개업계에 따르면 여름철 이사 비수기인데도 서울 강남지역과 판교신도시 등 수도권 ‘랜드마크 단지(고가 주거단지)’의 전셋값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지역 주민들이 생각하는 ‘심리적 상한선’이 잇따라 뚫리고 있다.

청담동 ‘청담자이’ 전용 89㎡는 전세가격이 지난달 말 10억원을 넘어섰다. 서울시내 전용 80㎡대(옛 30평형대 후반)에서 최고 수준이다.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는 6억3000만원으로 연초보다 5000만원 뛰었다. 잠실지역 중개업계에서는 잠실지역 전세 시세 상한선을 6억원으로 여겨왔다. 수도권의 랜드마크 주거지인 판교신도시 백현동 휴먼시아 5단지도 전용 84㎡ 전셋값이 5억원을 웃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 장기 침체에 따른 전세 수요 증가와 유망 학군을 찾는 수요가 맞물리면서 고가 주택 밀집 지역의 전셋값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고 풀이했다.

특히 집을 구매할 만한 세입자들마저 기존 전세를 고수하는 바람에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서울 잠실동 에덴공인의 김치순 사장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거래 절벽’이 심화되고 있다”며 “주택시장에 특별한 호재가 없는 한 이런 상황이 여름 휴가철 이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을철 ‘전세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고가 주택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 상승이 계속될 경우 수도권 전반의 ‘전세시장 오버슈팅(일시적인 가격 급등)’ 현상이 빨라질 수 있다”며 “정부는 주택시장 정상화 방안 등 선제적 전세대란 대책 마련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수/김동현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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