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쇼크가 이번엔 버냉키 효과로 바뀌나.’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경기 확장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며 당분간 출구전략에 나서지 않겠다고 발언하면서 11일 코스피지수가 급등했다.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버냉키 의장이 미국 양적완화 조기종료 계획을 밝힌 뒤 불안에 출렁였던 한국 증시가 이번엔 버냉키 덕분에 오랜만에 웃었다.
그간 한국 증시에서 빠져나갔던 외국인은 2700억원어치를 순매수 했고, 삼성전자가 5% 이상 폭등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양적완화를 지속해 달러 강세 속도가 조절되면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계속 팔아치울 가능성이 당분간 낮아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렸다.
○버냉키 발언에 시가총액 31조원 회복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2.93%(53.44포인트) 급등한 1877.60에 장을 마쳤다. 2011년 12월21일(3.09% 상승) 이후 하루 최대 상승폭이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1091조5210억원으로 전일(1060조2720억원)보다 약 31조원 증가했다.
외국인은 이날 현·선물 모두 사자 우위였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770억원어치를 사들이며 7거래일 만에 매수로 돌아섰다. 이달 들어 10일까지 외국인은 7731억원어치를 팔았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에서도 7937계약을 순매수했다. 기관도 3029억원어치를 사들이며 반등에 힘을 보탰다. 코스닥지수도 2.25%(11.61포인트) 상승한 527.25로 마감했다.
오랜만에 유가증권시장 시총 상위 종목들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5.13% 오른 131만2000원으로 5거래일 만에 130만원 선을 탈환했다. 현대모비스는 5.27%, LG화학은 4.13% 상승했다. LG전자 역시 5.47% 상승했고 코스닥시장에서 파트론이 7.49% 오르는 등 정보기술(IT)주가 강세를 보였다.
증권업계에서는 한국 증시 발목을 잡았던 미국 양적완화 조기 종료 우려가 진정되면서 1900선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증시를 좌우하는 외국인 수급 역시 올 상반기보다는 나아진다는 전망이다. 상반기에 뱅가드펀드 물량(미국 자산운용사 뱅가드가 한국 주식을 팔아치운 물량)을 포함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0조215억원어치를 팔았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증시가 장기간 약세였기 때문에 기술적 반등이 가능했던 시점에 외국인이 매수로 돌아선 게 상승 이유”라며 “그동안 주식, 채권시장에서 차익을 실현하고 빠져나갔던 자금이 한국 등을 저가 매수할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김학균 KDB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지수가 그간 낙폭을 회복해 1900대까지 갈 수 있다”며 “다만 앞으로 여러 지표가 나올 때마다 시장이 양적완화 조기종료에 대한 자체 해석을 내놓으며 출렁일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중국 우려 이미 시장에 반영됐나
오는 15일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 소매판매 등 주요 지표 발표를 앞둔 중국도 시장의 관심이다.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특성상 중국 경기 부진이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중국은 6월 수출이 1743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1% 줄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2분기 GDP 증가율이 7.5%로 1분기보다 0.2%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우려’가 이미 한국 증시에 반영됐다는 점 등을 들어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GDP 증가율이 높지 않을 것이란 전망은 이미 시장에 노출돼 충분히 반영된 정보”라며 “중국은 이미 산업구조 자체가 내수경제로 바뀌고 있는 국면인데, 아직 소비가 위축됐다는 징후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중국 정부가 경기 부진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는다는 게 투자자들 걱정의 가장 큰 원인인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중국 정부가 경기 회복을 위해 꺼내들 ‘카드’ 역시 충분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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