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논쟁 이어 또 자존심 싸움
정부와 한국은행의 올해 경상수지 전망치 차이가 150억달러로 사상 최대 격차를 보이고 있다. 수출 증가율과 서비스 수지 전망이 제각각으로 나온 결과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을 놓고 경기 논쟁을 벌인 두 기관의 자존심 싸움이 경상수지 논쟁으로 번질 조짐이다.
○한은·기재부 제각각 전망
한은은 최근 올해 경제전망을 수정하면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지난 4월 330억달러에서 200억달러나 늘려 잡았다. 반면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380억달러로 예상했다. 최근 5년간 기재부와 한은의 경상수지 전망 차이가 10억~60억달러 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면 150억달러라는 격차는 ‘있을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구체적인 항목을 살펴보면 상품수지 흑자 규모를 한은은 460억달러로, 기재부는 410억달러로 잡았다. 수입 증가율은 2.2%로 같지만 수출 증가율이 3.7%(한은)와 2.8%(기재부)로 1%포인트 가까이 차이를 보인 결과다. 결정적인 차이는 서비스 수지에서 나타났다. 한은은 70억달러 흑자를, 기재부는 30억달러 적자를 예상하면서 100억달러의 격차를 보인 것.
신운 한은 조사국장은 “경상수지 흑자폭을 200억달러 늘린 것은 대부분 국제유가 하락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상반기 배럴당 108달러였던 원유 도입 단가가 하반기에는 99달러로 8.3%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비스 수지의 경우 당초 엔화 약세로 인해 여행수지가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중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일본인 관광객 감소 영향을 상쇄하면서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 한은 전망으로 환율 정책에 부담
기재부는 한은이 예상한 530억달러는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5%에 육박한다며 수출입의 동반 부진으로 인한 불황형 흑자가 아닌 상황에서 경상수지가 이처럼 많이 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수출이 증가하면 상품 수지는 좋아지지만 마케팅 비용 증가로 서비스 수지는 통계적으로 마이너스를 보인다는 것. 여행 수지도 한은과 달리 적자를 예상했다.
기재부는 한은의 과도한 전망이 환율 정책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 전망이 환율 하락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정부의 환율 정책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일본의 엔저 정책으로 한국 등 주변국의 대외 건전성이 흔들릴 수 있다고 비판한 것 자체가 설득력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에 대해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198억달러로 연간 530억달러가 결코 무리한 숫자가 아니다고 재반박했다. 게다가 최근 LG경제연구원도 올해 경상수지를 한은보다 많은 575억달러로 수정하는 등 정부 전망치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이심기/서정환 기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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