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인터뷰] 정경수 동부화재 부사장(자산운용부문장) "美 주식·부동산 시장 다시 눈 여겨 볼 만"

입력 2013-07-21 14:40  

美 출구전략 시동…국제자금 선진국으로 이동, 신흥시장 공격 투자는 부담
안정적 장기 자산 운용…채권은 여전히 중요한 투자처



“다시 미국 주식과 채권에 눈을 돌려야 할 때입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며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17조원의 자산운용부문장인 동부화재 정경수 부사장(54·사진)의 생각은 의외로 명쾌했다. 그는 “글로벌 자금흐름이 미국으로 들어가고 있다”며 “안정적으로 꾸준히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투자처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부사장은 서울대를 나와 삼성생명 우리자산운용 공무원연금 에이티넘파트너스 등 굵직한 금융사에서 자산운용을 담당하다 지난달 20일 동부화재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채권금리 상승(채권값 하락)으로 투자자들이 채권시장에서 발을 빼고 주식시장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면서도 “안정적으로 장기 자산을 운용하려면 채권은 여전히 중요한 투자처”라고 말했다. 본격적으로 채권이 약세장에 들어섰다는 분석도 시기상조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 부사장은 “금리가 상승세로 접어든 건 맞지만 완전한 추세전환은 아니기 때문에 상당 기간 박스권이 형성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해외에서 투자기회를 발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구체적으로는 미국의 주식과 부동산 시장을 꼽았다. 불확실성이 높은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는 지금 시점에서 위험부담이 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선진국 증시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유동성이 밀어올린 미국 주식 가격이 당분간 약세를 보일 수 있지만 국제자금 유입으로 다시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출구전략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언급하자마자 투자자들이 신흥국에서 자금을 급격하게 뺀 데서 알 수 있듯이 신흥시장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정 부사장은 “주식시장 외에 미국 우량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나 임대수익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부동산도 눈여겨 볼 만하다”며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투자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17조원의 운용자산에서 수백억원 단위에 그치고 있는 해외 회사채와 헤지펀드 투자를 점차 늘려볼 계획”이라며 “이렇게 연 5~6%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처를 확보해 놓으면 포트폴리오를 크게 조정하지 않고도 안정적인 운용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부화재의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자산운용 수익률은 연 4.52%로 손해보험업계 최상위권이다.

그는 자산운용이 금융사의 성패를 결정한다는 강조했다. “보험사의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축은 보험과 자산운용”이라며 “해외 사례를 보면 자산운용에 따라 보험사의 흥망과 순위가 갈리는 경우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정 부사장은 “과거에는 대형 보험사들이 자산운용 시 안전성에 무게 중심을 훨씬 많이 뒀지만 이제 안정성과 수익성 간 균형을 맞추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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