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미켈슨 "US오픈 '준우승 징크스'가 약 됐다"

입력 2013-07-22 17:03   수정 2013-07-22 22:43

긍정의 힘…신들린 퍼트로 링크스코스 최소타
"내년 US오픈 우승해 커리어그랜드슬램 이룰 것"



“US오픈에서 준우승한 게 오히려 제겐 약이 됐네요. 낙담했지만 도망치지 않고 마음을 굳게 먹고 다시 돌아와 클라렛 저그(브리티시오픈 우승컵)를 들어올렸습니다.”

브리티시오픈에만 20번째 도전한 끝에 첫 우승을 차지한 ‘왼손잡이 골퍼’ 필 미켈슨(43·미국)은 우승 소감을 이같이 말했다. US오픈에서 준우승만 6회에 머물며 낙담했던 그가 브리티시오픈 우승으로 한을 푼 것이다.

○브리티시오픈 최소타 우승

미켈슨은 22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뮤어필드링크스(파71·7192야드)에서 열린 제142회 브리티시오픈 마지막날 라운드에서 5언더파 66타를 치고 최종합계 3언더파 281타로 정상에 올랐다. 66타는 미켈슨의 브리티시오픈 최소타 기록이다.

미켈슨은 이날 대회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많은 사람이 예상한 대로 US오픈에서 또다시 준우승했을 때 정말 크게 낙담했다”며 운을 뗐다. 그는 지난달 17일 끝난 US오픈에서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다가 마지막날 우승을 놓쳤다. 이 대회에서 준우승만 여섯 번을 기록하는 불운을 겪었다.

하지만 미켈슨은 “낙담하기보다 우승 실패를 동기 부여의 계기로 여기고, (다이빙의) 스프링보드 같은 발판으로 삼아 도약하자고 생각했더니 기분이 좋아졌다”며 “US오픈에서 여섯 번째 준우승한 그날을 언제나 소중히 여기고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미켈슨은 골프선수가 충격에서 빨리 회복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직접 보여줬다. 그는 “US오픈에서 준우승에 그친 뒤 힘든 시간을 보내며 잠적해 버릴 수도 있었지만 결국 돌아왔다”고 회상했다. 미켈슨은 “내가 생애 최고로 골프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내 플레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열심히 연습했더니 한 달 만에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멘탈의 힘

긍정적인 멘탈의 힘은 엄청난 결과를 가져왔다. 브리티시오픈 개막 1주일 전 열린 스코티시오픈에서 미켈슨은 우승하며 링크스코스에 적응을 완료했다. 그는 “모든 걸 계획한 것은 아니었다. 버디가 필요했고 버디를 잡으려 노력했다. 그저 좋은 샷을 치기 위해 노력했고 오늘 많은 버디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했다. 마지막 라운드를 합계 2오버파로 시작한 미켈슨은 전반에 5, 9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뒤 10번홀에서 보기를 범한 것 외에 13, 14, 17, 18번홀에서 버디를 성공시키며 역전 우승했다.

미켈슨은 20번째 도전 끝에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을 일궈냈다. 특히 초기 도전에서는 링크스 코스에서 크게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였다. 미켈슨은 “약 8~9년 전부터 링크스 코스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플레이하기 시작했다”며 “내가 골프를 배워왔던 코스와 너무 달라 여기서 우승하려면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을까 고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링크스 코스에서 생애 최저타 기록을 세우고, 최고의 퍼팅 실력을 발휘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내 골프에서 대단한 것을 완성한 것 같다”고 기뻐했다.

미켈슨은 커리어 그랜드슬램(생애 동안 4개의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미켈슨은 “내년 US오픈에서 우승하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면 위대한 골프 선수로서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것 같다”며 “내년 US오픈 우승에 굉장히 희망적”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타이거 우즈, 게리 플레이어, 진 사라센, 잭 니클라우스, 벤 호건 등 5명뿐이다.


'21년 콤비' 캐디 매케이 감격의 눈물…"미켈슨이 나보다 더 침착"

22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의 뮤어필드링크스에서 열린 브리티시오픈 4라운드 마지막 18번홀. 필 미켈슨(43·미국)이 3.5m 거리의 버디퍼트를 성공시키자 21년 동안 그의 영광과 실패를 함께해온 캐디 짐 매케이는 감격의 눈물을 숨길 수 없었다.

매케이는 “21년을 함께해온 선수가 브리티시오픈 마지막날 내 눈앞에서 최고의 플레이를 펼쳤다”며 “이 모습을 지켜보는 것 자체로도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미켈슨은 이날 신들린 퍼팅을 선보이며 66타를 쳐 생애 최소타를 기록했다. 매케이는 1992년 미켈슨의 골프백을 멘 이후 2004년 마스터스, 2005년 PGA챔피언십, 2006년 마스터스, 2010년 마스터스 등 메이저대회 우승을 함께했고 올해 브리티시오픈에서도 미켈슨과 환상의 콤비로 활약했다.

미켈슨도 우승을 확정지은 뒤 오랫동안 동고동락한 매케이를 얼싸안고 기뻐했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함께 대단한 일을 해냈다. 매케이는 매우 우수한 캐디다. 이번 우승은 그동안 상상해온 것을 성취해낸 정말 특별한 경험”이라고 매케이에게 우승의 공을 돌렸다.

매케이는 마지막날 라운드 시작을 앞두고 미켈슨에게 조언을 듣기도 했다. 매케이는 “1번홀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서기 전에 미켈슨이 ‘이봐, 좀 여유를 갖는 게 어때’라고 말하더라”며 웃었다. 미국 PGA투어에서 베테랑 캐디로 손꼽히는 캐디조차도 긴장한 상황에서 선수인 미켈슨이 더 침착하게 라운드에 임한 것이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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