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1%를 기록했다. 9분기 만에 0%대 성장의 늪은 탈출했지만 국민이 느끼는 체감경기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은행은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보다 1.1% 늘어났다고 25일 발표했다. 이는 2011년 1.3%를 기록한 이후 9분기 만의 최대치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도 2.3%로 지난해 2분기(2.4%) 이후 1년 만에 다시 2%대로 올라섰다.
지난 5월 정부가 17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면서 정부 지출과 건설투자가 늘어난 효과가 컸다. 스마트폰 등 일부 대기업의 정보기술(IT) 제품 수출 증가도 힘을 보탰다. 1분기 뒷걸음질쳤던 민간소비도 소폭 늘어났다. 정부는 당초 예상한 0.9%를 뛰어넘는 수치가 나오자 경기 회복세를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라며 반색하고 있다.
문제는 체감경기와의 괴리다. 이날 증시는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깜짝 성장률’에도 2.47포인트(0.13%) 하락했다. 경기 불안감이 여전하다는 의미다.
한은도 지표와 실물경기 간 온도차를 인정하고 있다. 조기 재정 집행을 통한 정부의 성장 기여도가 1분기의 2배에 달했다는 점, 수출 증가세를 주도한 업종이 소수 대기업에 편중돼 있다는 점을 들어 국민이 체감하는 경기와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1분기 2.6% 증가한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2분기엔 0.7%나 감소해 하반기 성장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2분기 성장률을 의미있는 수치로 보기는 어렵지만 저성장 흐름을 탈출할 수 있는 모멘텀으로 활용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심기/고은이 기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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