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상업시설 빌딩…수익성 높은 틈새시장
“상가 투자의 핵심은 배후 인구의 가처분소득 수준을 파악하는 겁니다. 상대적으로 상업시설 공급이 적은 지역을 찾기 위해 발품을 팔아야 합니다.”
이경욱 알파에셋자산운용 대체투자본부장(45·사진)은 상가와 빌딩 등 상업용 부동산 투자와 컨설팅을 해온 부동산 전문가다. 그는 5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투자자산을 총괄 운영 중이다. 특히 ‘알파마이티 14호’는 상가에 투자하는 국내 유일의 블라인드펀드(투자자가 아닌 펀드매니저가 투자 상품을 선정하고 운영하는 펀드)다. 이 본부장은 “단지 내 상가 등의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며 소규모 상가 분양에 여전히 거품이 끼어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 상가 투자하는 펀드매니저
이 본부장은 1995년 포스코건설 개발사업 본부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경기 성남시 정자동 파크뷰 개발사업 타당성 검토 등을 진행했다. 이후 대한부동산신탁을 거쳐 외국계 부동산컨설팅업체인 CBRE코리아의 투자 담당 이사와 일본계 부동산업체인 NCC코리아의 대표를 맡았다. 2010년 10월 알파에셋자산운용으로 옮겨 상업시설 투자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빈 상가 건물을 인수해 리모델링한 뒤 임차인을 새롭게 구성하고 활성화시켜 펀드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투자 대상은 연면적 6600~2만3000㎡ 규모의 지상 5~10층 상가다. 실제 서울 대치동의 상가 전체를 매입해 학원, 커피숍, 생활용품 매장 등 다양한 업종기획(MD)을 통해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 광주 충장로 가든백화점 부지도 경매로 인수, 리모델링 후 스포츠용품점, 제조·직매형 의류(SPA·패스트패션), 브랜드 식음료(F&B) 등을 넣어 운영 중이다.
알파에셋 대체투자본부는 서울만 아니라 지방 상권에 대한 데이터를 많이 확보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상권 분석 프로그램도 갖췄다. 서울의 경우 구별로 상업시설 연면적, 수요층의 소득과 카드소비액 총액, 지역별 수요와 공급 현황 등 알토란 정보도 자체 보유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일반 상가(10곳)와 대형마트(3곳) 상가건물을 관리·운영 중”이라며 “기관투자가들이 대부분 업무용(오피스)빌딩만 투자 대상으로 생각하지만 리테일(유통 및 상업시설)도 수익성 높은 틈새시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업무용빌딩은 서울 강남과 도심 등 지역적인 제한이 많지만 상업시설은 사람이 사는 곳이면 다 된다”며 “지역에 맞는 수요와 적정 임대료를 책정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주택 가격 바닥이지만 상승 여력 낮아
아파트 등 주택 시장이 과거처럼 가격이 급등하는 투자 시장으로의 매력이 사라졌다는 게 이 본부장의 생각이다. 그는 “최근 주택 가격이 거의 바닥 수준”이라면서도 “앞으로 크게 상승하지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파트 가격이 2000년대 초중반처럼 진폭을 키우면서 상승하는 게 아니라 일정한 범위 내에서 소폭 오르내림을 반복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또 주택을 투자가치가 아니라 거주의 편의성과 만족감으로 판단해야 할 때가 왔다고 했다. 이 본부장은 “미국 등 해외에서도 자기가 사는 곳에 대해 투자수익률을 거의 따지지 않는다”며 “우리나라가 다소 비정상적으로 과열된 시장이었다”고 평가했다.
○배후 수요 따져 상가시설 넣어야
이 본부장은 소규모 상가 투자에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개발업체가 분양금액을 2억원 등 소액으로 쪼개서 판매하는 상가들이 위험하다는 것. 개인이 제대로 된 상권분석 없이 계약한 뒤 소홀한 관리와 중복된 업종 탓에 애를 먹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그는 상가도 수요와 공급 법칙을 고려한 입지 선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자리가 좋으면 임차인이 먼저 찾아온다”며 “상가 활성화는 수급이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온라인 쇼핑이 확대되더라도 미용실 세탁실 빵집처럼 오프라인 상업시설의 가치는 지속될 것”이라며 “경기를 타지 않고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생필품 위주의 상가가 좋다”고 지적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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