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경남 통영시 산양읍 곤리도 인근의 가두리 양식장. 폐사한 참돔과 쥐치들이 양식장을 가득 채웠다. 죽은 양식어류를 수거하기 위해 잠수부들이 동원됐지만 역부족이었다.
어선 갑판에도 죽은 참돔과 쥐치로 발 디딜 틈이 없었고, 게다가 생선 썩은 냄새까지 더해 그야말로 음식물 쓰레기장이 따로 없었다. 이는 지난 18일부터 12일째 계속되고 있는 적조 때문에 빚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38년간 이곳에서 양식어업을 하고 있는 김연복 씨(58)는 “내 평생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양식장 적조 피해가 이렇게 심각할 줄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쥐치 25만마리와 참돔 3만마리를 양식하는 김씨 양식장도 참돔 90%, 쥐치 20%가 폐사했다.
경남 해안이 예년보다 10일 일찍 찾아온 적조로 어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경남도에 따르면 지난 18일 남해안 적조주의보 발령 이후 도내 양식장 106곳에서 참돔 쥐치 등 양식어류 1100만마리가 폐사했다. 피해액은 모두 60억5600만원이다. 이는 지난해 61일 동안 계속된 여름과 가을 적조로 도내 양식장 35곳에서 발생한 피해액 10억4900만원보다 6배가량 많다.
경남도는 적조가 계속 확산되고 있어 피해 규모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행정기관에서 집계한 피해 규모는 실거래가격이 아닌 보상가격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실제 피해액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도는 적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예비비 4억원을 긴급 투입, 선박 240척과 520명을 동원해 매일 황토 1900t을 바다에 살포하고 있다. 정부에는 20억원의 특별교부세 지원과 양식어업인의 보험가입 자부담률 인하, 적조방제 장비 노후화에 따른 장비 지원사업 부활 등을 요청했다. 또 적조피해가 가장 심한 통영 전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줄 것을 건의했다.
현재 유해 적조생물 코클로디니움은 통영 욕지도 연화도 곡용포 오비도 해역에서 적조경보 기준치(mL당 1000개체)를 초과한 최대 7500개체로 나타났다.
통영=강종효 기자 k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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