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가스가 사우디 미래 위협" 탈랄 왕자, 국왕에 편지

입력 2013-07-30 17:01   수정 2013-07-30 22:55

“미국의 셰일(퇴적암층)오일·가스 개발이 원유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경제의 미래를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다.”

미국 에너지 전문가의 발언이 아니다. 외신들은 알왈리드 빈 탈랄 사우디 왕자(사진)가 이 같은 내용의 서신을 자국의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국왕과 알리 나이미 석유장관 등 주요 인사에게 보냈다고 30일 전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도 미국 셰일에너지 개발의 영향력을 인지하고 있다는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탈랄 왕자는 투자회사 ‘킹덤홀딩’을 소유하고 있는 유명 투자자이기도 하다.

이 편지는 최근 나이미 장관이 “북해나 남미 원유가 개발될 때도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결국 사실이 아니었다. 미국의 셰일에너지 개발을 환영한다”고 말한 것에 대한 반박의 성격을 띤다.

탈랄 왕자는 편지에서 “세계는 OPEC에 대한 의존도를 점점 줄여가고 이는 중동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다. 사우디가 하루속히 산업 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우디는 전체 예산의 92%, 수출의 90%를 원유에 의존하고 있다.

OPEC에 따르면 사우디는 지난해 원유 수출로만 3360억달러(약 373조원)가량을 벌었다. 지난해 OPEC은 사상 최고치인 1조2600억달러의 원유를 수출했지만, 대미(對美) 수출은 1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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