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침체…日제조업 '어닝 쇼크'

고마쓰·히타치건기·캐논 등 엔저 효과도 소용없어


일본 제조업계 대기업들이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기 부진의 직격탄을 맞았다.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엔저(低) 효과도 글로벌 경기침체 앞에선 속수무책인 양상이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최대 건설기계장비 회사 고마쓰는 지난 29일 발표한 2013회계연도 1분기(4~6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6% 감소한 524억엔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 줄어든 4551억엔이었다.

고마쓰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못했던 이유는 중국의 경기침체 여파가 아시아 전역을 덮쳤기 때문이었다. 우선 중국 쪽에서 오는 건설기계 주문이 급감했다. 또 중국의 원자재 수요가 감소하면서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인 인도네시아의 석탄 광산에서도 채굴장비 수요가 줄었다. 고마쓰는 매출의 40%를 아시아 신흥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고마쓰와 동종업계에 있는 히타치건설기계도 아시아 광산업계 경기 악화로 광산기계 수주가 줄면서 큰 손실을 봤다. 히타치건설기계는 2013회계연도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감소한 95억엔을 기록했다. 매출은 1865억엔으로 7% 줄었으며, 11억엔의 순손실을 냈다. 특히 호주와 인도네시아 등 석탄 생산국의 광산기계 수주 감소로 아시아·태평양 부문 매출이 20% 줄어든 게 어닝 쇼크의 주 원인이었다.

일본 카메라회사 캐논은 올해 1~12월 순이익 예상치를 지난 4월 내놓았던 2900억엔에서 2600억엔으로 낮춰 잡았다. 다나카 도시조 캐논 부사장은 “중국뿐 아니라 남미 동유럽 등지에서도 고급 카메라를 사는 대신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소비자가 점점 더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신흥국 경기 불안에 따른 일본 기업의 실적 악화는 일본 증시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9일 도쿄 증시에서 한 달여 만에 다시 14,000선 밑으로 떨어진 닛케이225지수는 30일 1.53% 오른 13,869.82에 마감해 14,000선 회복에 실패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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