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대 증권사 금융사고

입력 2013-07-30 17:08   수정 2013-07-31 00:50

금감원, 사고경위 조사중


하나대투증권 서울 삼성동 지점 직원이 고객 돈으로 주식을 매매하다 대규모 손실을 낸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30일 금융당국과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하나대투증권 삼성동 지점 A차장은 고객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주식, 채권 등 금융상품에 투자하다 손실을 낸 뒤 자살 기도를 해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회사 측은 A차장이 여름휴가 뒤에도 출근하지 않자 지난 24일부터 자체 감사를 통해 금융 사고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A차장은 29일 밤 병원에서 퇴원한 뒤 종적을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A차장에게 돈을 맡긴 고객들은 투자 손실이 100억원대에 이른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직원은 2009년 경력직으로 하나대투증권에 입사했다. 하나대투증권은 회사 측 계좌를 통한 고객 피해가 없어 해당 직원이 개인적으로 자금을 굴리다 투자 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피해 규모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해당 직원을 통한 확인이 어려워 사태 파악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자 손실은 대부분 지난달 주식과 채권 가격이 예상치 않게 급락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감독원은 하나대투증권이 자체 감사 결과를 통보하면 회사 측 책임 여부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금융사고가 개인 사기 사건으로 결론 나면 직원 개인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만 묻게 되지만 회사 계좌를 이용한 증권 범죄로 판명되면 회사도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내부 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검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증시 불황이 지속되면서 대형 증권사들이 비슷한 금융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내부 통제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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