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모 "무대 망치질 잘해 부상 막는 것도 공연"

입력 2013-07-30 17:12   수정 2013-07-31 05:00

“대부분의 무용수들이 은퇴 후에도 발레 강사 같은 익숙한 일만 하려고 하는데 그런 생각을 빨리 버려야 해요. 어려서부터 춤만 보고 살기 때문에 무용이란 테두리를 벗어나기 힘든 건 당연하지만 그렇게 해선 일자리도 찾기 힘듭니다.”

국립발레단 무대기술감독을 맡고 있는 박창모 씨(34·사진)는 국내 1호 무용수 출신 감독이다. 최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그는 후배 무용수들에게 “시야를 넓혀 익숙하지 않은 일에도 적극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들은 보통 50대에 은퇴를 얘기하지만 발레 무용수들은 서른이 되기도 전에 은퇴를 고민한다”고 말했다. 몸을 쓰는 직업이라 은퇴가 빠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강수진, 줄리 켄트 같은 특별한 경우를 빼곤 대부분 30대 중반에 무대에서 내려온다.

그런 점에서 박 감독은 무용수 후배들의 성공 모델이다. 2004년부터 국립발레단 정단원으로 활동, 2008년 발레 ‘오델로’의 주역을 맡으며 한창 주목받던 그는 서른 살 늦은 나이에 조명 나르는 일부터 배워 1년 만에 ‘백조의 호수’로 무대감독으로 데뷔했다. 지금은 최고참이 하는 무대기술감독을 맡아 국립발레단 공연의 무대장치와 무대공연의 진행을 총괄하고 있다.

“최태지 단장님과 문병남 부예술감독님께서 권유해 시작하게 됐어요.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의 책임감이 직업을 바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굳은 결심으로 시작했지만 지난 4년은 쉽지 않았다. 우아한 발레 무대의 주인공을 맡아 손가락 하나 다칠까 조심하다 하루아침에 길에서 짜장면을 먹고, 무대에 못을 박고 망치질을 했다. 트럭 위에 올라가 짐을 나르고 나이 어린 선배들에게 깍듯하게 대하며 다른 스태프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다.

“다시 발레가 하고 싶을까봐 발레 연습실 앞으로는 거의 안 다녔어요. 갖고 있던 슈즈와 발레복은 물론이고 속옷까지 후배들한테 다 나눠줬죠.”

그렇게 1년을 버틴 후 조감독, 무대감독을 거쳐 기술감독이 됐다. 이제는 오히려 선배 감독들이 발레 무대를 어떻게 꾸며야 하는지 물어올 정도. 무용수로 일할 때보다 급여가 오르고, 안정된 미래가 있다는 것도 수확이다.

“무용수들이 가장 취약한 게 정보력인 것 같아요. 단원들이 힘든 일을 기피하는 것도 문제예요. 점차적으로 무용수 교육과 직업 정보 제공을 병행하면서 단원들이 길을 넓혀야 할 것 같습니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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