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져도 팔고보자" 수입차 공세…현대차 점유율 7.2%P 뺏겼다

입력 2013-07-30 17:13   수정 2013-07-31 03:38

현대차는 왜 '집토끼'들을 뺏겻을까




그랜저
3993만원 폭스바겐 골프
2990만원 쏘나타
3190만원 도요타 캠리
3170만원 폭스바겐 파사트
3810만원 '집토끼'는 왜 현대차를 떠났을까 수입차 평균가격 5900만원
9년새 1800만원 23% '뚝'
현대차 점유율 7.2% 뺏겨




현대자동차가 최근 발간한 ‘수입차 가격 하락 현황 및 영향:폭스바겐, 도요타를 중심으로’는 이 회사가 수입차 공세와 이에 따른 가격 경쟁 구도 변화를 정밀 분석한 첫 내부 보고서다. 수입차는 올 상반기 판매량이 7만4487대로 작년 상반기(6만2239)보다 19.7% 늘어나는 등 최근 연간 20% 안팎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현대차는 2009년 이후 판매량이 매년 1만대씩 줄었다. 보고서는 수입차 판매가격 하락이 수입차 판매 증가와 현대차 판매위축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수입차 가격 하락에 현대차 안방 ‘흔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수입차 평균판매가격은 2003년 이후 9년 동안 7700만원에서 5900만원으로 23.4%(1800만원) 떨어졌다. 2007년 이후 6000만원대를 유지해오다 2011년과 2012년 연이어 한·EU(유럽연합),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서 6000만원선이 무너졌다.

이에 힘입어 수입차 판매량은 2003년 1만9000대에서 지난해 13만대로 7배나 늘었다. 수입차 중 폭스바겐은 평균 판매가격이 2007년 5400만원에서 지난해 4000만원으로 대폭 하락했다. 도요타도 3600만원을 유지하며 내수 시장에서 몸집을 키우고 있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현대차와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폭스바겐과 도요타가 가격을 내린 것은 물론 FTA 발효 후 BMW,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가격 인하 공세를 펼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수입차 판매량 중 5000만원 미만 차종 판매 비중은 2003년 27%에서 지난해 48%로 늘었고 현대차 판매량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대차 판매량은 2009년 70만대에서 지난해 66만대로 4만대가량 줄었다. 매년 1만여대씩 감소한 셈이다. 이 기간 내수 시장 점유율도 50.5%에서 43.3%로 7.2%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기간 수입차 판매는 6만대에서 13만대로 7만대 늘었다.

◆가격 인하 경쟁 지속…소형차 출시 대기

보고서는 수입차 가격 인하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구매력이 높은 20~30대 소비자들을 겨냥한 수입 소형차가 잇따라 나오면서 가격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달 메르세데스 벤츠가 소형차 A클래스를 내놓고, 닛산은 9~10월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주크를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인 르노삼성도 소형 SUV인 QM3를 수입해 판매할 계획이다. 도요타 등 다른 브랜드들도 소형차 출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수입차 시장이 팽창기를 맞아 업체들 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며 “국산차가 비슷한 가격의 수입 소형차와 경쟁해야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현대차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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