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은행 고비용 구조, 유사 공기업으로 만든 결과다

입력 2013-07-30 17:41   수정 2013-07-30 23:20

은행이 위기다. 수익성은 2003년 카드사태 이래 10년 만에 최악이다. 1분기 전체 은행 순이익은 1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4.9% 줄었는데 이 중 9000억원이 이자수익 감소분이다. 2분기에도 순이익이 반토막 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익의 원천인 순이자마진(NIM)이 1.95%까지 낮아진 게 주요인이다. 그러나 무분별하게 확장경영을 했고 그 결과 적자점포와 유휴인력이 넘쳐난다는 게 더 큰 문제다. 5개 대표 시중은행의 1인당 생산성은 5년 새 37%나 추락했음에도 연봉은 되레 18% 올랐다. 1인당 순익이 연봉과 엇비슷하다. 점포수는 일본의 3배이고 10곳 중 1곳은 적자다. 곪고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앞으로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는 점이다. 이대로 가다간 5년 뒤 은행 순이익은 지금의 5분의 1로 급감할 것이란 경고까지 나올 정도다. 손쉬운 이자장사에 몰두하면서 툭하면 영업전쟁을 선포했던 은행들이 저금리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장기불황 속에 대출 부실이 늘고 있고 점포과잉(오버뱅킹)으로 인한 비용도 심각하다. 선진국 은행들이 점포를 줄이며 군살빼기에 애쓴 반면 국내 은행들은 거꾸로 몸집 불리기에 주력한 결과다.

외환위기를 겪은 지 15년인데 그동안 금융당국은 은행산업을 전형적인 고비용·고임금·저효율 구조로 만들어 놓고 말았다. 뒤늦게 점포를 줄이라고 아우성이지만 아직은 변죽만 울리는 판이다. 은행들은 노조 눈치 보느라 인력 구조조정은 엄두도 못내는 형편이다. 사정이 이런 데도 금감원장은 뜬금없이 수수료 현실화를 꺼내 여론의 뭇매를 맞고, 금융노조는 8.1% 임금인상을 요구해 빈축을 사고 있다.

은행산업의 근본문제는 독과점 구조 속에 관치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유사 공기업 형태라는 데 있다. 공기업식 비효율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은행의 방만경영과 감독의 방향 착오가 겹쳐 문제를 키운 것이다. 관치, 낙하산과 고연봉 잔치는 일종의 담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위 메가뱅크 운운하며 뜬구름 잡는 동안 은행들은 허약체질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이며, 위기가 오면 또다시 국민에게 손 벌릴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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