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그룹 "한국 영업 호시절 끝났다"

입력 2013-08-07 17:24   수정 2013-08-08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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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권 재평가…10억弗 상각
상반기 8억弗 영업 손실



글로벌 금융사인 스탠다드차타드(SC)는 한국 금융시장의 호시절이 끝난 것으로 평가했다.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고착화하면서 국내 금융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영국에 본사를 둔 SC는 6일(현지시간) 한국SC금융지주가 상반기 8억6100만달러의 큰 영업손실(세전)을 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전체 SC그룹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33억2500만달러로 지난해 39억4800만달러보다 15.7% 줄었다. 작년 상반기 한국SC금융지주는 3억3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한국SC의 대규모 영업손실은 SC그룹이 한국SC의 영업권을 재평가한 데 따른 것이다. 2005년 제일은행을 인수해 한국에 진출한 SC그룹은 한국SC의 영업권을 18억달러로 잡아왔지만 재평가 결과 10억달러를 상각하기로 결정해 8억달러만 남게 됐다. 이에 따라 한국SC는 상반기 1억39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8억6100만달러 손실을 낸 것으로 기록됐다. 영업권은 SC그룹이 제일은행을 인수할 당시 지급한 금액 중 프리미엄으로 일종의 권리금이다.

SC그룹은 영업권 가치를 절반 이상 상각한 것에 대해 “한국 진출 이후 예상과 달리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오랫동안 이어지며 한국 금융업의 수익성이 악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SC가 제일은행을 인수할 당시 은행의 ROE는 18%였으나 현재는 4%에 불과하다. 한국에서 금융업의 매력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의미다.

SC그룹은 그러나 “SC는 한국의 가장 큰 외국인 투자자 중 한 명으로 영업을 지속할 것”이라며 일각에서 제기된 철수설을 부인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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