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러브 커피] '전통 강자' 동서식품, 떠오르는 남양…네슬레는 '고전'

입력 2013-08-08 15:29  

커피믹스 시장은…


테이크아웃 커피가 대중화한 뒤로도 믹스커피 시장은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동서식품 남양유업 한국네슬레 등이 신제품을 계속 내놓으면서 시장 규모를 키워 나가고 있다. 믹스커피를 먹을 수 있는 여건이 잘 마련된 한국의 특성이 시장 규모를 키우는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동서식품 독주 속에 네슬레 고전 지속

동서식품은 올 상반기 믹스커피 시장에서 79.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시장의 90%가량을 차지하던 시절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압도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남양유업의 시장 점유율은 13.4%로 작년 상반기보다 0.9%포인트 상승했다. 남양유업은 영업사원 막말 파문과 뒤이은 불매 운동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믹스커피 판매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한국네슬레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5.1%였던 네슬레의 시장 점유율은 올 상반기 3.9%로 떨어졌다. 롯데칠성음료가 1.5%의 점유율로 뒤를 이었다.

동서식품은 대표 브랜드 ‘맥심’을 앞세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맥심은 1980년 출시 이후 30여년간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동서식품의 대표 브랜드다. 맥심 모카믹스는 주요 대형마트에서 판매금액 1위를 달리고 있다.

롯데마트가 지난 1~5월 매출액을 집계한 결과 맥심 모카믹스의 180포짜리와 220포짜리 제품이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김연아커피’로 알려진 맥심 화이트 골드도 상반기 커피믹스 시장 점유율 15.2%로 인기 상품 반열에 올랐다.

남양유업은 믹스커피 출시 첫해인 2010년 0.01%에 불과하던 점유율을 2011년 6.5%, 지난해 12.5%로 높였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남양유업은 막말 파문과 불매 운동이 없었다면 점유율을 더 큰 폭으로 높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막말 파문 이후 대형마트 기획행사에서 남양유업 제품이 제외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네슬레는 ‘테이스터스 초이스’를 접고 ‘네스카페’로 브랜드를 통합하는 등 반격을 시도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교체 당시 ‘골든모카’ 등 오랫동안 잘 팔린 스테디셀러까지 단종시킨 탓에 고정 소비자가 많이 이탈했다”며 “반면 신제품 마케팅은 2분기 동서식품과 남양유업의 대대적인 판촉 공세에 밀려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시장 노린다

믹스커피는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한국의 대 중국 커피 수출액은 630만달러로 말레이시아(1600만달러)에 이어 2위였다. 동서식품의 맥심 커피믹스가 한인마트를 중심으로 팔려 나간 것이 큰 역할을 했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믹스커피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믹스커피가 널리 보급되기 위해서는 뜨거운 물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하는데 중국인들의 생활 여건이 한국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한국은 정수기가 널리 보급돼 있어 뜨거운 물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중국은 정수기 보급률은 높지 않지만 차를 마시는 문화가 정착돼 있어 가정에 항상 뜨거운 물을 비치해 놓는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오직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 물을 새로 끓여야 하는 환경이면 믹스커피가 보급되기 어렵다”며 “중국인들의 식습관이 서구화되는 과정에서 믹스커피와 같은 간편한 제품에 대한 수요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양유업은 10월 완공되는 나주공장에서 중국에 수출하기 위한 믹스커피를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중국에 믹스커피 수출을 추진했다가 지금은 잠정 중단한 상태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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