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도 커피전문점은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스타벅스커피코리아와 카페베네, 커피빈코리아, 할리스에프앤비, 탐앤탐스, 커핀그루나루 등 6개 커피전문점의 매출은 8937억원으로 전년(7432억원) 대비 20.3% 늘었다. 지난해 국내 커피전문점은 1만5000개를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지난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존 가맹점 반경 500m 안에 같은 브랜드 커피전문점의 신규 출점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모범거래 기준을 만든 이후 출점 속도는 떨어지는 편이다. 기업형 전문점들은 올해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규모를 키우기보다 품질을 높이고 사회공헌 활동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현재 커피전문점 점포 수 1위 업체는 860개(3월 말 기준)의 이디야다. 그 뒤를 카페베네(850개)와 엔제리너스(824개)가 잇고 있으며, 가맹점 없이 직영점으로만 운영해 거리 제한을 적용받지 않는 스타벅스(503개)가 4위, 할리스(417개)가 5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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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커피 소비, 美·EU 절반에도 못 미쳐…성장 가능성 여전히 높다
길쭉한 막대 형태로 한 잔 분량을 포장한 믹스커피 시장도 참여 업체가 늘고 신제품이 나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믹스커피 시장은 동서식품과 네슬레가 과점해 왔다. 남양유업은 2010년 말 무지방 우유로 커피프리머를 만든 믹스커피 ‘프렌치카페’를 출시하며 경쟁의 불을 댕겼다.
동서식품은 대표 브랜드 ‘맥심’을 앞세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동서식품의 올해 상반기 믹스커피 시장 점유율은 79.9%에 달한다. 동서식품은 ‘맥심 모카믹스’를 중심으로 인스턴트 원두커피 ‘카누’의 마케팅을 강화하며 믹스커피 시장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남양유업은 막말 파문이라는 악재에도 13.4%의 점유율을 지키고 있다. 남양유업은 믹스커피 출시 첫해인 2010년 0.01%에 불과하던 점유율을 2011년 6.5%, 지난해 12.5% 등으로 해마다 높여 왔다. 반면 3위 업체 네슬레는 ‘테이스터스 초이스’를 접고 ‘네스카페’로 브랜드를 통합하는 등 반격을 시도했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다. 라면과 스낵 시장의 강자 농심은 지난 1월 ‘강글리오 커피’로 믹스커피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건강 기능성을 내세워 기존 제품들과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완제품 커피음료 시장에서는 롯데칠성음료 빙그레 동서식품 남양유업 등 기존 강자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커피음료 1위인 롯데칠성음료는 고급 원두커피음료인 ‘칸타타’로만 올해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칸타타는 출시 이후 연평균 40%의 성장을 지속했다. 연간 1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커피음료는 이 회사의 레쓰비가 유일하다.
커피업계는 여전히 국내 커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인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1.93㎏으로 미국(4.09㎏)과 유럽연합(EU·4.8㎏)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커피 소비량이 늘어날 여지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커피 마니아들이 늘어나면서 프리미엄 커피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커피전문점의 양적 성장이 주춤하면서 ‘품질 경쟁 시대’에 들어섰다”며 “질 좋은 커피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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