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만 뒤로 간다는 파견근로 등 고용 다양성

입력 2013-08-08 17:15   수정 2013-08-08 20:57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비정규직 노조가 어제 고압송전탑 농성을 근 열 달 만에 풀었다. 이 회사 정규직 노조가 파업을 기정사실화하고 쟁의 수순을 밟는 중이어서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현대차의 정규직 전환 문제는 노사가 합리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마땅하다. 회사 측은 이미 오는 2016년 상반기까지 비정규직 근로자 중 350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키로 하고 연도별 계획을 이행하는 중이었다. 그런 만큼 양보와 타협이 가능할 것이다. 물론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은 별개 사안이다.

이런 와중에 희망버스라는 제삼자의 정치세력들이 오는 31일 다시 울산공장으로 몰려가겠다고 한다. 죽봉과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공장 펜스를 뜯어내는 난동으로 100여명이 다친 사태를 일으킨 바로 그 폭력 집단이다. 이들은 현대차를 기폭제 삼아 비정규직 문제를 새삼 사회적·정치적 아젠다로 키워보겠다는 정치투쟁 목표를 공공연히 밝혀왔다. 폭력버스가 또 울산으로 간다면 사법당국은 의당 엄단해야 하겠지만,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스스로도 이들과의 협력여부를 잘 판단해야 할 것이다.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의 근본 원인은 복잡한 고용시장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다. 정규·비정규 구분에서부터 파견근로에 대한 복잡한 규제들이 다양한 고용과 근로형태를 가로막아 왔다. 마침 일본은 장기불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파견근로 규제를 대폭 완화키로 했다고 한다.(한경 8월8일자 A1, 3면 참조) 이처럼 고용 유연성은 세계의 모든 국가들에서 도입되고 있다. 이는 기업부담을 줄이면서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한 보편적 전략이다. 이에 반해 한국에서는 파견법 제정 이후 15년째 파견대상과 기간 등을 엄격히 제한해왔던 것이 현실이다. 파견근무에 관한 한 한국은 규제가 엄격하고 복잡한 나라다. 자연히 불법파견 여부를 둘러싼 노사 간 다툼이 끊이질 않고 있다. 고용의 형태는 기업이 다양하게 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좋다. 그것은 고용을 늘리기 위해서도 긴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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