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비 '코드 원' 항로 인터넷에 실시간 노출

입력 2013-08-09 02:21  

美사이트, 위치·고도 한눈에
靑 "작년 12월에 차단 조치"



미국 인터넷 사이트에 우리나라 대통령 전용기(코드 원)의 항로가 노출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전 세계 항공기의 비행 현황을 공개하는 미국 비행 정보 사이트인 ‘플라이트 어웨어’와 ‘플라이트 레이더 24’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인도네시아 순방 당시 이용했던 대통령 전용기의 이동 경로가 항공기 위성위치확인시스템에 전부 노출됐다.

항공 실무자들은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이트에 코드 원의 위치가 잡히는 것을 보고 깜짝놀랐다”고 증언했다.

항공기들은 위성으로 현 위치를 확인하는 ADS-B라는 차세대 위치탐지 시스템을 기본으로 지상에 있는 VOR(방향유도장비)과 DME(거리측정장비)의 신호를 받으며 운항한다. 문제가 되는 플라이트 어웨이 등 미국 비행 정보 사이트는 미 연방항공국으로부터 합법적으로 이 정보를 받아 공개하고 있다.

문제는 대한민국 코드 원도 ADS-B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 이 정보가 그대로 노출되면 코드 원의 고도와 속력, 현 위치 등 모든 운항 정보가 이 사이트에 게재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이트에서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의 항로는 노출되지 않는다.

사이트 측은 “미 군대에 속한 에어포스 원의 항로 정보는 자동 차단한다”며 “외국 항공기의 정보는 다른 곳에서 들어오기 때문에 자동 차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경호실에서 공식적으로 파악한 결과 이미 지난해 말 코드 원의 항로 노출 사실을 인지해 기술적 조치를 완료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당시에도 전용기 항로가 노출됐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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