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시설투자는 물론 연구·개발(R&D) 투자도 지난해보다 크게 늘린다. 올해 R&D 투자액은 지난해 11조9000억원보다 10% 넘게 늘어난 13조~13조5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상최대인 시설투자액 24조원을 합치면 37조원 이상을 경쟁력 확보에 투입하게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9일 “올해 R&D 투자를 더 확대하고 인력 충원도 늘릴 계획”이라며 “전체 R&D 인력 중 80%가량은 국내 인력”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R&D 투자액을 매년 10~15%가량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2003년 3조5000억원이던 R&D 투자액은 10년 만에 4배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R&D 인력 역시 2만3000명에서 지난해 6만명으로 증가했다.
올해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완공한 수원사업장 내 모바일연구소(R5)를 포함해 새로 지은 대규모 연구소 및 연구단지만 세 곳이다. 수원사업장 내 전자소재 연구단지는 10월, 화성사업장 내 부품연구동은 12월 완공 예정이다. 화성 부품연구동에선 미래 반도체 소재인 그리핀과 태양광, 전기차 배터리용 소재를 개발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10년간 한 번도 R&D 투자를 줄인 적이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 시설투자는 5조2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였지만, R&D 투자는 7조6000억원으로 오히려 늘렸다.
중국과 베트남에 대규모 해외 생산기지를 잇따라 건설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국내 채용이 증가하는 이유다. 수원 모바일연구소와 전자소재 연구단지, 화성 부품연구동에서 일할 연구인력만 2만4000명에 달한다. 2015년부터는 우면R&D센터에도 소프트웨어, 디자인 인력 1만명이 근무한다. 삼성전자는 2016년 이후 3만명이 입주할 평택 고덕단지 조성도 준비하고 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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