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골탈태 전략 회의
“현재 태광산업은 ‘사느냐 죽느냐의 기로에 서있다.”
창사 이래 최악의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태광산업의 심재혁 부회장(사진)이 지난 주말 열린 미래경영전략회의에서 회사가 직면한 위기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뼈를 깎는 혁신노력 없이는 회사 존립 자체가 어렵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태광 울산공장에서 열린 미래경영전략회의는 지난달 서울 장충동 본사에 개최한 “1일 1품목 진단회의’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으로, 근본적인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태광산업은 지난해 글로벌 경기 둔화와 중국발 물량공세 등의 여파로 섬유와 화학 업황이 급속히 나빠지면서 372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수모를 겪었다. 11년 만의 적자다. 2001년 적자(1722억원)는 파업으로 인해 공장 가동이 중단됐던 것을 고려하면 정상적인 경영 상황에서는 지난해 첫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올 1분기도 14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게다가 이호진 회장은 지난해 횡령·배임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아 정상 경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LG그룹 출신인 심 부회장이 작년 3월 구원투수로 등장한 것도 위기에 빠진 태광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심재혁 부회장은 “기존의 사고방식, 업무 시스템, 의사결정 구조 등 회사 이름만 빼고 바꿀 수 있는 것은 모두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목표는 어떤 일이 있어도 꼭 달성하고야 말겠다는 ‘끝장정신’으로 무장해 ‘문제해결형 조직문화’를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사업의 질을 한 단계 높여 나가자”고 당부했다.
이번 회의에는 전사 임원과 본사 영업팀장 전원, 공장장 및 공장 주재 팀장, 과장급 이상 엔지니어 등 약 200명이 참석했다. 태광산업 협력업체 10여곳의 대표도 자리를 함께했다. 사업부문별로 경영환경 등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통해 2020년 미래전략 방향을 수립·공유하는 자리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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