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폰 블랙베리 매각 추진

계속된 실적 부진 원인
원매자 찾기도 어려울 듯


한때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했던 캐나다 블랙베리가 회사 매각을 포함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블랙베리는 12일(현지시간) 이사회 산하에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회사의 전면 매각을 포함해 조인트벤처, 전략적 파트너십 등 다양한 회생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를 위해 투자은행(IB)인 JP모건을 자문사로 선정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안드로이드 진영과 애플 진영으로 양분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더 이상 홀로서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블랙베리는 2000년대 초반 이메일 확인이 쉬운 업무용 스마트폰으로 이름을 날렸다. 특히 은행 등 금융회사를 포함해 기업 고객을 상대로 한 영업에 강점을 보였다. 하지만 2007년 아이폰 출시에 이어 안드로이드 탑재 스마트폰들이 시장을 잠식하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블랙베리가 회사 매각을 고려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토르스텐 하인스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지난해 5월에도 회사 매각을 포함한 전략적 변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경영진은 올해 초 발표한 새 운영체제(OS) 블랙베리 10에 기대를 걸며 회사 매각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았다.

기대는 실망으로 이어졌다. 블랙베리 10과 이를 탑재한 블랙베리 Z10 등 세 개 스마트폰 신제품이 지지부진한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사명을 리서치인모션(RIM)에서 블랙베리로 바꾸기도 했지만 분위기 쇄신에는 실패했다. 이에 3년 전 410억달러에 달하던 시가총액은 최근 53억달러로 급감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블랙베리의 2분기 시장 점유율은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블랙베리가 원매자를 찾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노키아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에 관심이 있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사모펀드들도 별 관심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턴어라운드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매각 검토 소식이 전해진 후 나스닥시장에서 블랙베리 주가는 10.45%(1.02달러) 오른 10.78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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