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동산시장 살려달라는 건설업계의 절박한 호소

입력 2013-08-13 18:09   수정 2013-08-13 21:08

주택·건설업과 관련산업 협회 등 부동산 관련 25개 단체가 엊그제 주택시장 정상화를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정부가 ‘4·1 부동산대책’으로 불리는 부동산시장 활성화대책을 발표했지만, 정작 관련 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업계가 고사하고 있다는 읍소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분양가 상한제 탄력 운영, 취득세 항구 인하 등이 그런 법안들이다.

2008년부터 본격화된 주택·건설시장의 어려움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올해 국내 건설 수주액이 98조7000억원으로 8년 만에 처음 100조원을 밑돌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정도다. 그 여파로 연간 13만명의 건설근로자가 일자리를 잃고 1만6500여 곳의 중개업소가 문을 닫는 형편이다. 실제 지난해에는 중개업소의 40%가 휴·폐업했다. 정부가 ‘4·1 부동산대책’을 내놓은 것도 바로 이런 심각성 때문이었다.

그런데도 관련 법안들이 4개월이 넘도록 국회 처리가 안 되고 있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여야 모두 국정원 댓글사건이나 NLL 대화록 공방 등에만 매달려 정작 민생과 직결된 법안 처리를 뒷전으로 밀어낸 탓이다. 입만 열면 민생을 떠들지만 실제로는 당리당략과 정쟁에만 몰두하는 정치권의 속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결과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9월 정기국회에서도 이들 법안이 신속히 통과될 것이란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국정원 댓글사건 국정조사 등은 여전히 진행 중인데다, 세제개편까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벌써부터 부동산 관련법은 우선순위에서 또다시 밀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부동산시장을 살리는 것은 단순히 관련 산업 종사자들만을 위해서가 아니다. 지역 내 총생산 비중이 8~9%에 달하는 건설업의 경기는 지역경제는 물론 국가경제 전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물론 ‘4·1 부동산대책’의 주요 내용이 시행된다고 해서 바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집값 급등기에 도입됐던 규제들이었다. 지금 같은 하락기에는 이런 규제를 정상화하는 게 옳다. 국회는 더 이상 미루지 말고 관련 법안 처리를 서두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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