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부실채권 '큰손' 유암코, 자산관리 '물량 몰아주기' 논란

입력 2013-08-13 18:12   수정 2013-08-13 19:16

특정 자산관리회사에 작년부터 1조 넘게 몰아줘
"위탁사 선정 과정 불투명해 각종 의혹 제기"



이 기사는 08월13일(15:2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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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NPL) 시장 '큰 손'인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자산관리 위탁 물량을 특정 회사에 대규모로 몰아주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유암코가 공적자금이 들어간 은행들이 최대주주인만큼 위탁 회사를 선정하는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유암코는 2009년 '민간 배드뱅크'를 표방하며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신한은행, 기업은행, 하나은행, 농협 등 6개 은행이 출자해 설립됐으며 시중은행으로부터 연간 3조~4조원에 달하는 채권을 인수하는 NPL시장 최대 사업자다.

◆유암코 자산관리 위탁 물량 특정회사에 집중
12일 금융감독원에 유암코가 제출한 유동화자산명세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유암코는 자산관리 위탁 물량 1조9152억원 중 1조429억원(54%)을 제이원자산관리에 맡긴 것으로 나타났다. 4479억원(23%)은 새마을금고 계열 MG신용정보(옛 한신평신용정보)가 물량을 받아갔고 4243억원(22%)은 마이애셋자산운용이 차지했다.

올 들어 제이원에 편중되는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 제이원이 유암코로부터 받아가는 물량은 지난해 전체 위탁 물량의 51%에서 올 상반기 60%로 확대됐다. 위탁회사는 유암코를 대신해 부실채권을 회수하고 신용조사 등 관리를 해주면서 회수금의 1% 가량을 수수료로 받는다.

부실채권 시장의 최대 물량을 소화해야하는 유암코는 자체적으로 자산관리하는 것 외에 7개 자산관리회사에 위탁을 맡겨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나라신용정보와 KB신용정보, 신한신용정보, 미래신용정보 등에 위탁이 중단됐고 제이원과 MG, 마이애셋 등 3곳에만 물량이 주어졌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최대주주인 은행들로부터 꼬박꼬박 채권을 인수하는 유암코의 자산관리 위탁회사는 그야말로 '화수분'과 같은 사업모델을 가졌다고 보면 된다"면서 "제이원이라는 신생회사에 유암코 위탁 물량이 계속 늘어나면서 시장에서 여러가지 잡음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위탁물량 절반 넘게 받는 제이원, 어떤 곳?
제이원에 대해 채권시장이 주목하는 이유는 자산관리회사 중 업력이 짧고 전문가 숫자도 적은데도 불구하고 짧은 시간내에 유암코의 최대 위탁 회사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제이원은 2011년 6월 설립됐으며 설립 6개월만인 2012년 2월 유암코가 감독원에 제출한 자산유동화계획등록신청서에서 위탁회사로 등장했다.

제이원은 당시 자본금 10억원에 회계사 2명을 포함해 관리인력 20명으로, 자산유동화법에 명시된 자산관리회사 최소한의 요건만 맞췄다. 현재는 29명으로 늘어난 상태. 그러나 마이애셋과 MG신용정보의 경우 모두 자본금이 100억원 이상이고 인력은 각각 32명, 59명으로 제이원보다 많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자산관리회사보다 자본력이나 인력, 업력이 모두 부족한 회사에 절반 이상의 물량을 몰아주면서 특혜시비가 일고 있다"면서 "개인회사인 제이원이 단기간 급성장한 배경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제이원자산관리의 최대주주는 제이원에셋(지분율 50%)이라는 회사이며 임한구 공동대표도 지분 42.4%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유암코가 부실채권시장의 최대 사업자인데다 은행들이 최대주주인 위탁사를 선정할때에도 공정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시장에선 유암코가 위탁관리회사를 현재 3곳에서 1곳으로 줄일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으며, 유암코 현직 임원이 주축으로 '제 2의 제이원'을 만들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면서 "공개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위탁사를 선정하다보니 선정 기준과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아 각종 의혹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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